[공관에서 온 편지]밀라노에서 본 부산 엑스포의 미래

by윤정훈 기자
2023.09.08 06:30:00

밀라노 매년 700만~1000만명 방문…전시산업 발달
첨단 시설, 매력적 소프트파워, 정부지원 등 요인
1906년 세계박람회, 2015년 엑스포 개최 경험
밀라노 벤치마킹해 부산 엑스포 성공 유치 기원

[강형식 주밀라노 총영사] 2021년 6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근무를 시작한 필자는 밀라노 및 이탈리아 북부지역에서 개최되고 있는 각종 전시회에 자주 방문해 산업 트랜드, 제품, 디자인, 신상품 개발 및 업계 동향 등 다양한 정보를 파악해 나가고 있다.

1881년 전국박람회를 개최한 이후 세계적인 전시 산업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밀라노는 연중 가구 전시회 및 디자인 위크, 섬유 및 패션, 기계, 음식 등 100여개의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매년 약 700만~1000만명의 전세계 기업인과 관광객이 전시회에 참석하고 있어 밀라노 경제의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특히 매년 4월 개최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가구 전시를 중심으로 하는 디자인 위크는 본 전시장인 로 피에라 외에도 밀라노 시내 전역의 행사장에서 개최되고 있다.

1961년 첫 발을 내디딘 가구전시회는 당초에는 밀라노 전시장에서만 개최됐으나, 1970년대 중반부터 일부 기업들이 밀라노 시내 곳곳에서 독자적으로 디자인 관련 전시를 개최하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그 규모가 점차 확산됐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밀라노 시내 전역에서 가구 이외에 전자, 조명, 패션, 공예, 예술품, 공연 등 디자인을 중심으로 모든 관련 분야를 홍보하는 종합 전시 축제의 장으로 발전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한국의 주요 기업들도 매년 밀라노에서 자사 제품과 디자인 콘셉트를 홍보하는 대형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음은 물론, 디자인 관련 동향 파악과 함께 보다 창의적인 디자인 개발을 위한 영감을 얻어가고 있다.

1906년 세계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는 밀라노는 2015년 등록박람회인 엑스포를 재차 성공적으로 개최해 도시의 위상과 발전을 한 단계 격상하였으며, 오는 2026년 동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밀라노 전시 산업 발달은 뛰어난 전시장 시설과 탁월한 서비스, 고도로 발달된 패션·디자인·제조업, 조밀한 교통망, 매력적인 소프트 파워, 풍부한 관광 자원,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 등에 기인하고 있다.

패션과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밀라노와 주변 지역에는 기계, 섬유, 제약과 농업 및 식품 가공업 등 다양한 산업이 발달하여 관련 산업 전시회 발달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문화, 유네스코 유적, 오페라, 음식, 명품 등으로 대변되는 소프트 파워는 이탈리아 GDP의 약 13%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의 원천이 되고 있음은 물론 밀라노의 전시산업을 발전시키는 큰 원동력이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전시산업은 해당 전시 업종의 발전은 물론 고용 창출, 관광 산업 발달 등을 통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굴뚝 없는 황금 산업으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밀라노의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해 한국의 전시 산업 부흥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현재 한국은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공조하에 총체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부산 엑스포의 성공적인 유치와 높아진 국가 위상, K-컬처의 인기로 높아진 소프트 파워와 세계 최고의 IT 기술 등을 바탕으로 부산을 포함한 한국이 세계적인 전시 산업 중심지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염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