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 떡잎 알아본 SBI저축은행, 활짝 웃었다

by김범준 기자
2020.12.20 09:00:00

SBI저축銀 ''신인 골퍼 발굴·육성'' SBI골프단 창단
2018년 김아림 영입하며 첫 인연..적극 후원
박인비와 ''진검승부'' 준우승, 박세리인비테이셔널 우승
올해 ''US여자오픈'' 우승 거머쥐며 전 세계 주목
환하게 웃는 김아림에..SBI 브랜드...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챔피언스 골프클럽에서 끝난 제75회 US여자오픈. 김아림(25) 선수가 마지막 16~18홀 3연속 버디로 역전 우승을 만들어내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언더독의 반란을 만들었다. 늘 웃는 얼굴 덕분에 ‘미소천사’라는 수식어가 붙는 김아림 프로는 이날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유독 더 환하게 웃어보였다.

김아림이 웃자 ‘SBI저축은행’도 활짝 웃었다. SBI저축은행 SBI골프단 소속인 김 프로가 이번 우승으로 전 세계적 이목을 끌면서, 그의 모자와 복장에 새겨진 SBI저축은행 로고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승 후 인터뷰 등 각종 미디어 노출, 우승으로 이끈 경기 중계영상, 과거 그의 연습 또는 경기 영상 ‘역주행’ 시청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메인스폰서 SBI저축은행의 브랜드 노출 효과도 늘었다. 광고계 안팎에서는 김아림의 이번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메인스폰서 SBI저축은행은 수백억원의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챔피언스 골프클럽에서 마친 제75회 US여자오픈에서 최종 우승한 프로골퍼 김아림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활짝 웃어보이고 있다.(사진=AFPBBNews)
SBI저축은행과 김아림 프로의 인연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BI골프단은 지난 2012년부터 첫 후원·육성한 허윤경(30) 선수가 2017년을 끝으로 하나금융골프단으로 자리를 옮기자, 새롭게 후원할 프로선수를 찾아 나섰다.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SBI골프단은 낮은 인지도와 저축은행이라는 비선호 이미지, 후원금 규모 등 한계로 이미 유명해진 프로선수를 영입하기엔 역부족이었다.

SBI저축은행 SBI골프단은 아예 ‘루키’ 발굴·육성으로 방향을 바꿨다. 신인 선수 중 경기 실력과 잠재력, 업계 안팎 평판 등을 두루 검증해 발탁하고 후원하는 것이다. 신인 선수들은 잠재력이 있어도 기업 스폰서 등 후원을 받기가 쉽지 않아 안타깝게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8년 12월 프로골퍼 김아림(오른쪽) 선수가 임진구 SBI저축은행 각자 대표이사와 후원 협약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SBI저축은행과 처음 계약한 김아림은 이번 협약으로 2020년 말까지 2년 간 계약 기간을 연장한다.(사진=SBI저축은행 제공)
SBI골프단은 2018년 당시 신인 프로골퍼였던 김아림을 발굴해 1년 간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새롭게 골프단에 영입했다. 김아림은 당시 여성 신인 프로골퍼 중에서 175cm 장신이라는 시원시원한 체구와 함께 ‘장타자’로 주목을 받고 있었다. 경기에 나서면 언제나 환한 눈웃음과 싱글벙글 ‘미소’를 띠고, 만나는 사람마다 배꼽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허리를 굽히는 ‘배꼽 인사’를 하는 모습도 호감을 샀다.

김아림이 SBI골프단과 첫 손을 잡고 SBI저축은행 로고를 달고 뛴 첫 해인 2018년. 각종 경기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이며 이른바 ‘포텐(잠재력)’이 터진 해였다. 당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스타 선수 박인비(32)를 맞아 명승부를 펼치며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내며 유망주로 발돋움했다.

SBI저축은행은 2018년 10월 김아림의 KLPGA 대회 우승을 기념해 개인당 가입금액 제한 없이 연 최고 3.2%(12개월 가입 기준)의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정기적금 특판을 300억원 한도로 실시하기도 했다.

SBI저축은행은 2018년 말 김아림과 후원 계약 기간을 2020년까지 2년 더 연장했다. 2년 더 SBI저축은행 로고를 달고 뛴 김아림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드라이브샷 비거리 1위(평균 259야드)를 차지한 호쾌한 장타력으로 수 많은 팬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았다.

그러던 그가 이번에 LPGA(여자프로골프) 비회원이자 최저랭킹으로 US여자오픈에 참가해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거머쥐고 LPGA 투어 출전권도 확보했다. 지난 1946년 창설한 US여자오픈은 세계 여자골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전통 있는 대회로 꼽힌다. 명성만큼 우승자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단박에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이 무명 때부터 지원한 게 이번에 확실히 빛을 보게 됐다”면서 “김아림의 우승으로 SBI저축은행도 활짝 웃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