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투자붐]수수료 짭짤·신규 고객까지…노난 증권사

by고준혁 기자
2020.10.07 00:13:00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공모주 열풍에 상장주관사들도 짭짤한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바이오팜(326030)과 카카오게임즈(293490), 빅히트엔터테인먼트까지 기업공개(IPO) 최대어들을 모두 낚은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약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빅히트의 공동대표주관회사인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는 각각 인수대가로 27억원, 23억원, 17억원을 받았다. 이는 확정공모가액인 1주당 13만5000원을 기준으로 이번 IPO에 풀리는 보통주 713만주를 곱한 모집 총액 9625억5000만원에, 기본 수수료율 0.8%를 적용한 값이다. 증권사별로 금액이 다른 것은 할당된 주식 비중만큼 인수대가가 나뉘었기 때문이다. 공동주관회사인 미래에셋대우(006800)와 인수회사인 키움증권은 각각 8억원, 2억원씩 인수대가를 받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와 별도로 주관사들은 성과 수수료 또한 지급받을 예정이다. 빅히트는 모집 총액의 0.6%에 해당하는 58억원을 상장관련 업무 성실도나 기여도에 따라 인수 구성원에 차등 배분하기로 했다. 단순히 성과 수수료를 이번 IPO에 참여 구성인단수인 5로 나누면 약 12억원이다. 대표주관사에 성과금 비중이 높게 측정될 가능성이 큰 것을 감안하면 NH투자증권의 경우 기본 수수료 27억원에 12억원을 합한 최소 39억원을 벌어들이게 되는 셈이다.

빅히트 직전 진행됐던 대형 IPO인 카카오게임즈(293490)의 경우 수수료율이 더 높았다. 기본 1.2%에 성과 1.0%를 더해 모집 총액인 3840억원의 2.2%를 전체 인수인단에 지급했다. 공동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016360), 인수회사인 KB증권은 각각의 인수수량 비중에 따라 기본 수수료를 받고 이외 대표주관사 두 곳은 기여도에 따라 7대 3의 비율로 성과수수료를 지급받았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52억원, 삼성증권은 30억원, KB증권은 2억원의 인수대가를 각각 받았다.

주관 증권사들의 신규 계좌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리 계좌를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9월 상장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위해 8월 한 달간 계좌를 새로 개설하는 경우가 많았던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월 하루평균 신규계좌 개설 수가 올해 1~7월 하루평균대비 27.7%가 늘었고 삼성증권은 7월 대비 8월 하루평균 신규계좌 개설 수가 2배 증가했다.



이밖에 올해 첫 IPO 최대어인 SK바이오팜도 모집 총액의 0.8%를 기본 수수료로 인수단 6곳에 모두 지급하고, 0.2%의 성과 수수료는 차등 지급했다.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기본 수수료로만 20억원을 챙겼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3건의 대형 IPO에 모두 참여해 눈길을 끈다. 수수료 수익으로만 약 100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 IPO를 할 수 있는 증권사가 국내 몇 곳 안 되는 가운데, 오랫동안 메인 플레이어로서 쌓은 노하우 등을 인정받은 듯하다”며 “벤처 기업 대상의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와 해외 시장 진출 등 대형 IPO 외의 영역에서도 성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 한해 IPO가 전체 증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예단할 순 없다는 평가다. 보통 수수료율은 소형사 IPO가 더 높은데다 다른 사업부문의 실적 또한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트레이딩 손익의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한해 전체 실적을 판가름하기 어렵다”라며 “IPO의 경우도 대형사를 주관하는 게 소형사보다 수수료율이 낮은 등으로, 작은 곳을 여러 개 한 증권사의 실적이 더 나을 경우가 있는 만큼 기여도 등은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