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희망을 말한다]"미래차용 '3세대 강판' 개발…2년내 양산·공급"

by김미경 기자
2019.01.07 06:00:00

권태우 현대제철 기술연구소 응용기술개발팀장 인터뷰

권태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기술연구소 응용기술개발팀장
[당진(충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우리의 경쟁사는 철강사가 아니라 완성차업체 입니다.”

현대제철의 적수(敵手)가 기존 철강업체는 아니라는 권태우 현대제철 기술연구소 응용기술개발팀장의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유는 이랬다. 권태우 응용기술개발팀장은 “향후 철강 산업은 글로벌 통상 압박과 사회기반시설(SOC) 등의 한계성에 따라 미래차 강판 시장에서 결국 우위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전체 자동차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는 만큼 경쟁사는 완성차업체라고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당진제철소 내 위치한 기술연구소는 현대제철의 ‘브레인’(두뇌)들이 모인 곳이다. 2007년 설립된 이곳은 상주 연구소 직원만 600여명에 달한다. 프로젝트에 따라 현대·기아차 연구진을 파견해 연구개발 단계부터 머리를 맞대기도 한다.

현재 연구동과 압연시험동, 제선시험동, 통합개발센터 등 총 4개 동으로 구성됐다. 2011년 문을 연 통합개발센터는 자동차 강판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400억원을 투자해 2017년 증축공사를 완료했다. 차량용 강판에 대한 새로운 응용기술 연구와 함께 기존 제품의 성능 검증 및 부품사와의 공동연구 등을 진행 중이다.

권 팀장은 “자동차소재 전문 제철소라는 목표 아래 고객사인 완성차 경쟁력을 높이는 차량용 소재 개발 작업을 집중적으로 해오고 있다”며 “신차 개발단계부터 차량의 특성, 개발 일정, 정부정책 및 미래 동향까지 고려해 고객사인 완성차업체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한다. 자동차 전체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현대제철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현대제철은 2015년부터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전략을 추진중이다. 그는 “소재 공급뿐 아니라, 기획·설계단계부터 생산·판매 및 향후 관리까지 고객이 필요한 input-output을 밀착 대응하는 마케팅 전략”이라면서 “브랜드, 부품별 요구하는 특징이 다 다르기 때문에 데이터부터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는 3세대 강판을 꼽았다. 현대제철은 2세대 강판인 트윕강보다 성형성이 뛰어난 3세대 강판인 AMP(다상복합조직)강 등을 개발해 압연시험동에서 테스트작업 중이다. 올해 초에 설비 투자를 확정하고, 2년 내에 양산화를 거쳐 완성차에 공급한다는 목표다. 특수강도 현재 부품공급을 위한 승인을 거의 완료한 상태로, 양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현대제철은 설명했다.

구글 알파고의 기계학습 기반인 딥러닝 알고리즘을 응용해 차세대 강판 성분 배합 설계를 도입해낸 것도 기술연구소의 결과물이다. 공정 조건과 성분 세분화 작업을 거쳐 모든 경우를 사람의 손으로 계산하려면 이론적으로 8834년이 걸리는 반면, AI 알고리즘으로는 10일만에 최적의 성분 설계안을 도출할 수 있어 같은 생산비용 대비 기존 제품보다 강판 성능을 40%가량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태우 팀장은 “첫 고로를 가동한지 3년만인 2013년 자동차제조에 필요한 전체 강종 개발(81종)을 완료한 것도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성과였다”며 “이 같은 정확한 연구개발 목표와 엔지니어들의 몰입도, 그간의 현대제철의 경험을 토대로 3세대 강판 시장도 선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