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부동산자산운용사 탐방](3)KTB자산운용, 굵직한 빅딜 승부수
by성선화 기자
2017.07.11 06:00:00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KTB자산운용의 대체투자 부문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힘입어 최근 날개를 달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학구 전 하나자산운용 본부장 영입 이후 해외 부동산 투자 운용규모(AUM)가 7,000억원대로 급증했으며 해외 부동산 투자 인력도 3명에서 12명으로 4배가 늘었다. 국내외를 합친 총 AUM은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종합자산운용사지만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시장의 실적이 부진했던 KTB자산운용은 해외 부동산 투자 부문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이 부사장을 전격 영입했다. 그는 국내 부동산 투자인력 사관학교로 불리는 ‘다올자산운용’의 창립 멤버였으며 설립 이후 지난 10년간 국내외 부동산 투자를 두루 경험했다.
지난 1년간 해외 부동산 투자는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지분 투자보다는 선순위와 메자닌(중순위 대출)에 초첨을 맞춰 왔다. 지난해 11월 뉴욕 ‘브루클린 메리어트호텔(1,200억원)’ 첫 딜 이후 ‘850서드 애비뉴’(730억원), 페이팔 본사 ‘95 모턴 스트리트(Morton Street) 빌딩’(600억원) 등 올해 5월까지 총 6건의 해외 선순위, 중순위 투자를 성사시켰다.
지역적으로는 미국 뉴욕 맨하튼에 집중된 편이다. 이 때문에 삼성SRA 자산운용 출신인 엄재상 본부장은 상당기간을 미국에 상주하기도 했다.
특히 세계적 금융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파이낸셜센터’의 미국 보스턴 본사 빌딩 투자(1200억원)는 빅딜로 의미가 깊다. 2003년 준공된 스테이트 스트리트 파이낸셜센터는 보스턴의 대표적 랜드마크다. 연면적 9만7200㎡에 지상 36층 규모이다. 미국 2위 신탁은행인 이 은행은 2023년까지 이 건물을 본사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 은행의 주요 계열사로는 블랙록·뱅가드와 함께 세계 3대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SSGA)’가 있다.
또 하나의 성공적인 딜은 ‘뉴욕 메리어트 호텔 앳 브루클린 브릿지’를 담보로 하는 선순위대출 투자다. 총 투자금액은 9500만달러(약 1,200억원) 수준으로 투자 기간은 5년 6개월이며 연간 목표수익률은 4%후반대다. 지난 1996년부터 메리어트 호텔이 장기 임차 중이며 연평균 85% 이상 수준의 안정적인 객실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메리어트 호텔 중에서도 가동률이 좋은 손가락에 꼽히는 입지”라며 “호텔 대출 투자로서는 최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외 부동산을 총괄하는 이 부사장은 국내 시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올 상반기에 서울 강남에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 브랜드를 사전에 입점시키고, 독일계 투자자를 유치해서 오피스빌딩을 매입하기도 했다. 위워크는 한국 내 첫 번째 지점인 위워크 강남역점과 올해 초 오픈한 위워크 을지로점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8월 기존 일송빌딩을 위워크빌딩으로 이름을 바꿔 3호점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시장 상황에 맞춰 투자처와 대상을 보다 다변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유럽과 아시아 선진국가 등의 우량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선별적이고 보수적으로 지분 투자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