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주택'과 '시장'의 이색 만남…봄내음축제 맞은 대전 도마큰시장

by박경훈 기자
2017.05.08 05:10:00

봄내음 축제 맞은 대전 도마큰시장을 가다
도마큰시장 '70년대 생성, 주택과 시장 혼재가 특징
온누리 상품권 증정, 축제 분위기 조성 노력
요깃거리 부족 고민, '소시지' 특화 진행 중

주택 문밖이 곧 상점가 모습을 띠고 있는 대전 도마큰시장의 한 야채가게. (사진=박경훈 기자)
[대전=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이곳은 상점과 주택이 혼재된 게 특징입니다. 역사와 같이 보면 더욱 재미있죠.”

중소기업청 및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주최로 열린 ‘2017 봄내음 축제’ 기간을 맞아 지난 5일 찾은 대전 최대 단일 전통시장인 ‘도마큰시장’. 시장 관계자는 이곳을 ‘주거밀착형’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대부분 전통시장이 ‘장터’자리에 세워진 반면, 도마큰시장은 주택지역이 시장으로 간판을 바꾼 경우다. 상점 바로 뒤 골목 사이로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형국(55) 도마큰시장 상인회장은 “1970년대 이곳 주변에 피혁·직물 공장과 조폐공사 등이 있었다”며 “이를 위해 주택가가 자연스레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도마큰시장은 초창기 소규모 시장으로 출발했지만 주변지역에 인구가 몰리면서 ‘ㄷ’자 형태, 총 750m 거리의 대규모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하루평균 유동인구는 1만8000명, 매출액은 2억3000만원을 기록한다.

‘도마’와 관련한 어원도 흥미있다. 이영주(40) 도마큰시장 육성사업단장은 “많은 사람들이 도마를 ‘칼로 음식의 재료를 썰거나 다질 때에 밑에 받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실은 주변 산 모양이 ‘도마뱀’ 모양을 하고 있어 도마동, 도마큰시장으로 불리게 됐다”고 말했다.

도마큰시장이 곧 주거지역이기 때문에 그간 시장 경기의 큰 위기는 없었다. 이 회장은 “시장 반경 2㎞에 대형마트 3곳이 들어섰다”며 “다만 접근성이 뛰어나고 물건을 도매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차장 규모도 최근까지 꾸준히 늘려 현재 차량을 270대까지 수용할 수 있다.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왼쪽)이 어린이에게 솜사탕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달 14일까지 열리는 봄내음 축제 기간 동안 도마큰시장은 온누리 상품권 교환, 풍선 이벤트, 기념 포토존 등을 마련했다. 이 단장은 “우선 한 달 내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온누리 상품권 5000원권을 증정한다”고 말했다. 오는 9일 대선일과 관련, 투표확인 인증사진을 제출하면 선착순 100명에게 온누리 상품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축제는 ‘분위기’가 절반이다. 도마큰시장을 다녀 보니 색색의 풍선과 솜사탕을 들고 다니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단장은 “이 밖에도 날개 조형물을 준비해 시장에서 기념 촬영 할 수 있도록 준비,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조성했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의 기대도 남다르다. 가방 등 잡화를 판매하는 이정숙(56)씨는 “축제를 하니 사람들이 모여드는 게 눈에 확연히 보인다”며 “사진도 많이 찍고 풍선도 가지고 다녀 장사도 잘 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부친에 이어 2대째 젓갈을 판매하는 도연후(42)씨는 “가게가 잘되는 이유는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데 있다”며 “축제를 맞아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솜사탕을 받으려면 어디에 가야 하냐’고 묻는 등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고 만족했다.

왼쪽 위 시계방향부터 날개 포토존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는 고객, 이정숙 제이쇼핑 사장, 김종언 삼성축산 사장, 도연후 광천토굴젓갈 사장, (사진=박경훈 기자)
도마큰시장은 규마가 큰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요깃거리가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 여타 전통시장에 비해 식사할 곳이 부족했다. 이를 극복하고자 시장 차원에서 ‘소시지’를 특산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 단장은 “시장은 정육 점포가 1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를 연계해 유명 셰프와 함께 소시지를 개발했다”고 자랑했다. 소시지는 조만간 도마큰시장의 명물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 회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시장 주변이 아파트가 아닌 주택 지역이다 보니 젊은 층 유입이 떨어진다는 고민이 있다”며 “해결책으로 ‘가족, 어린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해 시장의 미래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