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트럼프와 골프를?‥플로리다 ‘트럼프 리조트’ 초청(종합)

by안승찬 기자
2017.03.14 01:50:31

아베 日총리와 갔던 트럼프 개인 소유 화화 리조트로 초청 계획
중국서 골프금지령 내렸던 시진핑, 골프는 안 칠 수도
중국 관계 회복 원하는 트럼프의 러브콜..사드 등 현안 조율 여부 주목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사진=마라라고 리조트 페이스북)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치게 될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의 호화 리조트 ‘마라라고’에 시 주석을 초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CNN은 고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6~7일 시 주석을 마라라고 리조트에 초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마라라고는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에 있는 호화 리조트로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도 이곳을 자주 찾으면서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마친 후 마라라고를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치면서 더 유명해졌다.

시 주석의 마랄라고 리조트 방문은 완전히 결정된 일정이 아니다. 미국 정부 관계는 “현재 잠정적인 일정일 뿐”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시 주석과의 공식 정상회담 일정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오는 15일부터 한중일 3국을 방문하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시 주석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북한 미사일 문제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와 함께 미중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마라라고 리조트에 가더라도 골프는 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시 주석은 한때 부패 척결을 위해 중국 공산당 당원의 골프 금지를 요구한 바 있다. 자신이 골프를 친다면 모양새가 이상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마라라고 리조트로 초정했다는 건 미국과 중국의 긴장 완화 가능성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친분을 쌓기를 원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 많았다. “중국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연일 비판했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결정적이었던 건 당선인 시절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한 일이다. 그는 “하나의 중국을 포함해 모든 것이 협상 대상”이라며 중국을 건드렸다.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을 가장 중요한 외교 원칙으로 삼고 있는 중국은 “그건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부터 톤을 죽이기 시작했다. 시 주석과 처음 전화통화를 한 다음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훈훈했다(very warm)”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해 달라는 시 주석의 요청에 대해 동의한다는 뜻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관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 등 산적해 있는 미국과의 중국의 현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