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끝날때까진 끝난게 아니다'…공소유지 본게임 남았다

by한광범 기자
2017.03.02 05:00:00

6일 수사결과 발표후 공소유지 체제 전환
이재용·김기춘 호화 변호인단 꾸려 대응
"朴대통령 진술, 靑자료 확보하면 공소유지 수월"

박영수 특별검사가 특검 수사종료일인 28일 저녁 식사를 위해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해온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사상최다인 30명을 기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끝날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특검은 본게임 격인 공소유지를 위한 준비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주요 전선은 삼성 뇌물사건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수사기한이 종료된 특검은 오는 6일 수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한다. 당초 파견검사의 복귀로 재판 대응 인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검사 등 8명이 특검에 남아 특검보들과 함께 공소유지를 담당하기로 한 덕에 한숨을 돌렸다.

특검은 △삼성 뇌물사건, △문화계 블랙리스트, △정유라 이화여대 학사농단, △청와대 비선진료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 측과 치열한 법정 공방을 펼치게 된다.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주요 인사들이 혐의를 강력 부인하는 상황이어서 쉽지 않은 힘겨루기가 될 전망이다.

특검은 삼성 뇌물사건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화력을 집중한다. 사안이 복잡하고 거물급 관련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사건이자 박 대통령 탄핵소추를 불러온 사건이다.

삼성 뇌물사건은 이재용 부회장 공소유지에 성패가 달렸다. 두 차례의 영장청구 끝에 구속된 이 부회장은 일관되게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순실(61)씨에 대한 지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요구에 의한 것이고 정부기관들의 승계 작업 지원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들은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해 특검에맞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당시 태평양 소속의 문강배(57·16기)·송우철(55·16기)·이정호(51·28기) 변호사 등을 앞세웠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 관계자들도 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선 김기춘 전 실장의 유죄를 입증이 관건이다. ‘미스터 법질서’라 불릴 만큼 법 전문가인 김 전 실장은 각종 법리를 앞세워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8일 첫 재판에서 ‘블랙리스트는 박근혜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일 뿐이었다며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등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심지어 “구속돼야 할 것은 직권을 남용한 특검”이라고 특검 측에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또한 고위직 전관 출신이 주축이 된 초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했다. 변호인단은 헌법재판관 출신 김문희(80·고등고시 10회) 변호사, 검찰총장 출신 김기수(77·사법시험 2회) 변호사, 서울북부지법원장 출신 이종찬(69·연수원 5기) 변호사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이밖에도 정유라의 학사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화여대 교수들과 청와대 비선진료 사건 관련자들 또한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쉽지않은 법정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선 박 대통령이 대다수 사건에 연루된 만큼 박 대통령 수사가 재판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유의미한 대통령 진술과 청와대 자료를 확보하면 특검으로선 공소유지가 한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