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무기]첫 국산 전투기 'FA-50', 정밀유도탄으로 北 미사일 기지 파괴

by김관용 기자
2016.11.20 06:30:00

국산 고등훈련기 T-50 개조, 무장 및 전투 기능 탑재
공군의 노후화 한 F-5 전투기 대체, 총 60여대 전력화
전자전 방어 장비 등 생존성 향상, 최신 디지털제어 시스템
T-50 美 역수출 추진, 인도네시아 등에 이미 60여대 판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자유의 투사’로 불렸던 F-5는 과거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였다. 1970년대 미국의 원조 공여를 받아 F-5A와 F-5B 전투기를 도입해 운용했다. F-5 시리즈의 초기형 전투기인 F-5A 및 F-5B는 현재 퇴역한 상태다. 미국 노스럽사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대한항공이 조립·생산한 F-5E/F(타이거Ⅱ) 및 KF-5E/F(제공호)는 아직 운용 중이다.

1986년 생산된 이들 전투기 역시 노후화로 도태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국산 고등훈련기인 T-50을 개조한 최초의 한국형 전투기인 FA-50이 탄생한 배경이다.

FA-50 항공기가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FA-50 전투기는 국산 고등훈련기인 T-50을 개조한 모델이다. 1980년대말 공군의 요구로 T-50 개발이 시작됐다. 지난 2005년 처음 도입돼 기존 공군 고등훈련기인 영국 BAE시스템즈의 ‘호크’를 대체했다.

T-50은 비록 록히드마틴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긴 했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정부가 10여년을 투자해 개발에 성공한 실질적인 국산 항공기다. 총 개발비 2조여 원 중 우리 정부가 70%, 한국항공우주산업이 17%, 록히드마틴이 13%를 부담했다.

T-50은 최신예 첨단 전투기는 아니지만 부품이 32만개에 달하고 내부배선의 총 길이가 15km나 되는 정교한 항공기다. 특히 T-50은 훈련기로는 드물게 최고 속도가 마하 1.5에 달한다. 이를 통해 한국은 세계에서 12번째 초음속 항공기를 개발한 국가가 됐다.

T-50의 정식 명칭은 ‘T-50 골든이글’이다. 골든이글은 1999년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름으로 그 해가 공군 창군 50주년이었기 때문에 훈련기(Training)를 의미하는 ‘T’를 붙여 T-50 골든이글라고 이름지었다. T-50 항공기의 뒷 꼬리날개에는 T-50이라는 글자와 함께 금색 독수리가 그려져 있다.

디지털 비행제어 시스템과 최신 훈련장비를 장착한 T-50을 통해 공군은 기존 훈련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공군에 따르면 과거 33개월이던 훈련시간이 T-50 도입이후 28개월로 5개월 줄었다. 훈련비용 역시 과거 21억원에서 14억원으로 35% 절감했다. 반면 훈련 조종사의 기술 숙련도는 기존보다 40% 가량 상승한 것으로 공군은 분석하고 있다.

2005년부터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 전력화 된 T-50은 현재까지 총 80여대가 운용 중이다. 90% 수준의 작전가동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공군의 T-50 훈련기가 비행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KAI는 T-50 훈련기를 기반으로 공군특수비행단인 ‘블랙이글’ 전용기로 T-50B를 만들었다. 기동성능을 개선해 공중 곡예비행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모델이다. 또 TA-50은 T-50 훈련기에 기본적인 무장이 가능토록 개조한 모델로 공군 전술입문기로 활용하고 있다

T-50을 실제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전투기 모델이 FA-50이다. T-50에 적용된 ‘F404-GE’ 엔진을 그대로 사용해 최대추력 8톤급으로 최대 마하 1.5의 속도로 비행이 가능하다. 마하 0.7~0.95 영역에서는 F-16 전투기와 큰 차이가 없는 성능을 보인다.

최대이륙중량은 13.5톤으로 11.2톤인 KF-5E/F 보다 약간 크고, 21.7톤인 KF-16보다는 작은 규모다. 전자전 방어(레이더경보수신기·RWR) 등의 생존성 보장 장비가 탑재돼 있으며 야간 작전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지하에 구축된 미사일 및 장사정포 진지를 파괴하는 합동정밀직격탄(JDAM)과 지상의 전차 등을 격파하는 정밀유도확산탄(SFW) 등을 탑재할 수 있다. 근접항공지원작전 등 지상 및 해상군과의 긴밀한 합동작전이 가능하다. 전술데이터링크체계도 갖추고 있어 미군 전투기와 효율적인 연합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FA-50은 2013년부터 공군에 도입돼 올해 10월 전력화 사업이 마무리 됐다. 공군 제8전투비행단은 기존 F-5 전투기를 대체해 총 60여대의 FA-50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 수출형 항공기인 T-50A가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현재 군 당국과 KAI는 FA-50의 원래 모델인 T-50을 개조해 미국 고등훈련기 수출(APT)에 도전하고 있다. APT 사업은 미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노후 고등훈련기(T-38C)를 교체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규모는 38조원에 달한다. 1차 사업인 미 공군 훈련기 사업은 350대 규모로 약 9조원대다.

이를 위해 KAI는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기존 T-50에 미 공군 요구에 따라 대화면 시현기(LAD)와 가상훈련(ET) 기능, 공중급유장치 등을 추가한 T-50A를 개발하고 있다. T-50A는 세계적인 방산기업인 보잉-사브, 노스롭그루먼-BAE, 레이시온-에어마키 컨소시엄의 제품과 경쟁한다.

KAI 관계자는 “미국으로부터 항공기 기술을 이전받았던 우리나라가 미국에 역수출을 추진한다는 것은 짧은 기간 국내 항공기술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KAI는 이번 사업에서 T-50이 최신 디지털 비행 시스템을 장착해 F-35나 F-22 등 최신예 전투기의 훈련기로 적격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경쟁 기종과는 다르게 T-50은 실제 운용하고 있는 기종이라는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T-50은 이미 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총 60여대를 수출한 실적을 갖고 있다. 중동과 중남미 지역 국가들도 T-50에 관심을 갖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