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명철 기자
2016.04.03 09:35:28
美금리 인상 지연에 따른 기술적 반등 어려워
1분기 실적 발표… 유가 반등 관련업체 관심 높아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 야기한 소위 `옐런 효과`가 그 약발을 다해가고 있다. 이번주(4~8일) 주식시장은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긴 하겠지만 국제유가와 기업 실적 등 시장 펀더멘털을 좌우하는 변수들이 새롭게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3월28일~4월1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대비 0.52%, 10.24포인트 하락한 1973.57에 마감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옐런 의장이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4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가 함께 힘을 냈다. 이 덕에 코스피지수도 지난달 30일 올들어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지수는 다시 내리막을 탔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의 통화정책 모멘텀이 사라진 상황에서 옐런 효과가 약해져 이달 FOMC 민감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며 “달러 약세 속에 신흥국 상승 핵심 요인이던 국제유가 상승 탄력 제한은 국내시장 외국인 수급에는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비춰볼 때 당장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게다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지나면 금리 인상 압박도 다시 커질 수 있다. 미국의 3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와 유가 하락 진정세로 제조업 부문 컨센서스가 나아졌고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85 6개월만에 다시 기준선(50)을 넘었다. 나중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서비스업 부문을 중심으로 미국 고용시장이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라며 “이달 금리 인상 우려도 있었던 만큼 6일 발표될 3월 의사록에서 연준의원들이 주장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기술적 반등 재료가 다 떨어진 상황에서 국내 증시는 경기 개선 여부가 관건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미국의 경우처럼 제조업 지표 개선으로 연결되는 유가 반등에 주목하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코스피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간의 상관계수는 0.9로 유가 반등이 코스피 상승으로 직결되는 모습이었다”며 “1분기를 기점으로 원유 초과 공급은 점차 해소되고 유가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도 1분기 평균 1201원으로 전분기대비 3.8% 상승해 수출 기업 중심으로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 3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8.2% 줄어 당초 예상되던 두 자릿수 감소를 상회하기도 했다.
기업들의 1분기 동안의 성적표도 관심사다. 우선 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확대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증시 상승세가 안도랠리 성격이라는 점에서 추가 원화 강세 부담과 환매 지속 등 수급 요인은 부정적으로 짧은 등락이 예상된다”며 “관심업종을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승한 에너지·화학·의료·유틸리티 등으로 압축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