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소비시대 해법은 '도시'뿐

by김성곤 기자
2015.09.02 06:16:30

10년 후 600개 도시서 세계GDP 67% 차지
"국가보다 시장원동력 될 것"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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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밀턴 코틀러|280쪽|일상과이상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기업이 살아나야 도시가 살아나고, 도시가 살아나야 국가가 살아난다.”

세계경제는 미증유의 위기에 빠졌다. 끊임없이 위기론이 되풀이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각종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침체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고용 없는 성장에 소비위축까지 세계 각국은 불황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해법은 없는 건가.

책은 저성장·저소비시대의 시장전략을 앞세워 도시에서 그 해법을 찾는다.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와 그의 친동생인 밀턴 코틀러, 두 저자의 주장은 명확하다. 앞으로 10년 후 600개 글로벌 도시가 세계총생산의 67%를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기업과 도시가 협력해 도시시장의 규모를 키워야 현재의 불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세계시장의 원동력은 이제 국가가 아니라 도시라는 선언이다.



현재 다국적기업과 글로벌 도시는 국가의 경제력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다국적기업은 국가 GDP(국내총생산)는 물론 세계총생산까지 좌우한다. 2010년 8000개의 다국적기업이 세계 총생산의 90%를 차지했고, 다국적기업을 유치한 100개 도시는 세계 총생산의 38%를 차지했다. 아울러 세계경제의 중심 또한 선진국 도시에서 개발도상국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100개 도시를 포함한 개발도상국 136개 도시가 600개 글로벌 도시의 목록에 추가되고 선진국 도시 중 3분의 1은 삭제될 가능성이 크다.

책의 미덕은 기업과 도시를 위해 다양한 성공사례와 구체적인 실행 지침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풍부한 데이터와 예리한 시각으로 글로벌 기업의 입지 선정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출산율이 높은 도시는 신생아용품을 필요로 하고 노령인구가 증가하는 도시는 보다 향상된 의료복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은 도시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생산시설 설치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블루오션이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인 기업 최고경영자는 반드시 참고할 만하다. 아울러 세계의 도시 당국자를 향한 조언도 들어둘 만하다. 공무원 특유의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갑의 위치를 버릴 때에만 도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유치가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