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민 기자
2014.10.13 07:30:00
헤드헌터들이 소개하는 이직 성공 사례
[이데일리 김정민 채상우 고재우 기자] 직장인의 꿈인 억대 연봉은 쫓아간다고 해서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 과감한 결단이 파격적인 금전적 보상으로 돌아올 때도 있다. 헤드헌터들이 소개한 사례를 예시로 결단이 필요한 순간을 정리해 봤다.
▲연봉이 전부는 아니다
중견 수출업체인 A사는 회사 성장과 해외 공장 설립으로 인해 회계팀을 경리팀에서 분리해야 할 상황이 되자 외부에서 과장급 회계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 이 회사 사장은 헤드헌팅업체에 장기적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길 수 있는 인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헤드헌팅업체는 적합한 후보를 찾아내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으나 A사가 제시한 연봉은 후보자가 기존에 받던 금액보다도 700만원이 적었다. A사는 직원들 사기를 생각할 때 오랜 기간 회사를 위해 일해온 경리팀장보다 높은 연봉을 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헤드헌팅업체는 후보자 설득에 나섰다.
“이직에 있어 연봉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상의 연봉 비교는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A사가 제시한 재무적 성과에 따른 수익 배분, 복리 후생, 그리고 외국 본사 연수와 출장 기회 보장이라는 비금전적인 보상도 중요합니다.”
A사 사장은 입사 후 1년간의 성과를 지켜보고 연봉을 추가 인상해줄 수 있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후보자는 A사로 이직했고 탁월한 실적을 올려 다음 해 파격적인 연봉으로 보답받았다.
▲도전하라 보상이 뒤따른다
해양플랜트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설계·개발 전문가 물색에 나선 B중공업. 헤드헌팅업체에 후보자 추천을 요청했지만 육상 플랜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이 협소한 해양 분야에선 마땅한 후보자를 찾기 어려웠다. 헤드헌팅업체는 방향을 바꿔 육상 플랜트 분야에서 실적을 쌓은 전문가들을 찾아 설득에 나섰다. 대기업 엔지니어링회사 경력자들이 해상분야를 꺼려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던 B중공업 또한 파격적인 연봉안을 제시, 업종 전환에 따른 부담감을 덜어줬다.
육상플랜트에서 해양플랜트로 업종을 바꾼 후보자는 이직 후 연봉이 8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B중공업은 2년 이상 재직을 조건을 4000만원의 사이닝 보너스도 지급했다.
중소 인터넷 기업인 C사는 기획업무를 총괄한 팀장급 인재를 찾아 나섰다. 의뢰를 받은 헤드헌팅사는 여러 후보들을 추천했지만 C사는 모두 고개를 가로저었다. 헤드헌팅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대기업인 D사의 기획팀장을 맡고 있는 H씨에게 이직 의사를 타진했고 의외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H씨는 자기 역량을 발휘하기엔 중소기업이 오히려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C사는 대기업 출신인 H씨를 영입하기 위해 당초 제시했던 금액보다 높은 수준에서 연봉을 책정했다. H씨는 C사에서 핵심 인재로 자리잡은데 이어 CEO(최고경영자) 자리도 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