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AIG보험 정말 괜찮을까

by백종훈 기자
2008.09.17 07:44:57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AIG 본사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자금지원을 검토중인 가운데, 국내 AIG보험 가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감독당국과 전문가들은 미국 AIG 본사가 최악의 경우 파산하더라도 국내 AIG보험 가입자들은 국내 타보험사로 계약인수(P&A)가 이뤄져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보험계약자가 계약이전 대신 손해를 감수하고 해약을 하더라도 AIG가 우선 지급하고 부족하면 예금보험공사가 5000만원까지 지급해주기 때문에 최소한 그 범위의 해약금은 보전받을 수 있다.
 
계약자가 보험계약을 이전시키거나, 보험계약을 해약하고 해약금을 받거나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G 본사의 운명은 유동성 자금지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경우와 파산 내지 청산에 돌입하는 경우로 나뉠 수 있다. ()

국내 AIG 고객들이 우려하는 것은 파산 내지 청산의 경우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국내 AIG 지점까지 정리되거나 영업정지된다 해도 보험계약은 국내 타보험사로 이전될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17일 "보험사가 파산하더라도 해당업체의 보험계약은 타 보험사가 인수(P&A)하는 것이 거의 100%"라며 "계약인수 보험사는 영업비용 없이 추가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좋고, 보험계약자는 해약하는 것보다 계약을 이전시키는 것이 이익이어서 상호 이해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998년 IMF 구제금융시절 중소 보험사들이 쓰러질 때 삼성생명이 파산한 국제생명의 보험계약을, 알리안츠생명이 파산한 고려생명의 보험계약을 각각 인수(P&A)한 바 있다.
 
또 교보생명이 BYC생명 보험계약을, 흥국생명이 태양생명 보험계약을, 대한생명이 두원생명 보험계약을 각각 인수(P&A)했었다.

P&A(자산부채 계약이전)란 우량 금융기업이 부실 금융기업의 부실채권을 제외한 우량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는 것으로 국내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은행·보험 등 금융권 구조조정에 널리 쓰였다.
 
AIG와 같이 규모가 있는 보험사가 정리될 경우 금융당국은 남겨진 보험계약들은 한 보험사에 모두 인수시키지 않고 적절히 나눠 인수시킬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에 따르면 AIG생명과 AIG손보의 계약건수는 각각 320만건과 121만건이다.

예보 관계자는 "만약 국내 AIG 지점이 정리될 경우 국내 보험사들이 고객들의 보험계약을 나눠서 인수하게 될 것"며 "굳이 손해를 감수하고 해약금을 받아가겠다는 고객이 생길 경우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AIG측은 계약이전 단계()까지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AIG생명과 AIG손보 관계자는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가 파산할 가능성은 높지않다"며 "만약 AIG 미국 본사가 파산한다 하더라도 국내지점의 자산과 책임준비금 등으로 충분히 지급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G생명의 지급여력비율(지급여력/지급여력기준×100)은 146%, AIG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154%다. 모두 100%를 넘고 있어 계약자 보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한국 AIG는 국내에 충분한 자산과 지금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미국 AIG본사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보험계약자 보호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AIG손보 관계자는 또 "일각에서 AIG생명과 AIG손보가 국내법인이 아니라 AIG 계열사인 `홍콩 AIA(아메리카인터내셔널 어슈어런스)`의 지점 형태여서 홍콩으로 자산을 빼갈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데 이는 사실무근"이라며 "지급여력을 산정할 때 포함되는 국내AIG 자산은 국내에 있는 것들만 합친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국내AIG의 지급여력은 국내에 있는 자산을 기초로 산정된다"며 "다만 미국 본사의 유동성 문제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 본사와 국내지점간 자금거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