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굴리기 불안한 재테크 시장 가려먹자

by조선일보 기자
2008.07.03 08:15:10

개별종목보다 상대적 변동성 낮은 ''지수 투자'' 유리
지수형 파생상품 봇물… 조기 상환 확률 따져봐야
수수료 저렴한 인덱스펀드, 적립식 분산 투자 좋아

[조선일보 제공] 고유가와 고물가 악재로 재테크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9년 7개월 만에 5% 선을 돌파했다. 하반기에 공공요금 인상 조치가 이뤄지면 물가는 더 오를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국내펀드의 상반기 수익률은 마이너스(-) 12.1%로 주저앉았고, 전 세계 증시는 26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김해식 PB팀장은 "하반기에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별종목보다는 지수(인덱스)에 투자해 보수적으로 돈을 굴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개별종목보다 지수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아 투자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투자기간별로 '지수 투자법'을 소개한다.

◆지수형 파생상품… 투자기간 1년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가연계펀드(ELF) 등 파생상품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설계하는 종목형이 주류였다. 하지만 최근엔 코스피200이나 홍콩H지수(HSCEI) 등 지수형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주가지수가 장중 포함해 30%, 50% 등 미리 설정된 기준 하락률을 넘어서지만 않으면 연 15% 안팎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인기다. 예컨대 굿모닝신한증권이 3~7일 판매하는 '한·중 주가지수연계 파생상품 1호'(6개월 만기)는 반년간 코스피200과 홍콩H지수가 35%를 초과해 떨어지지 않으면 연 14% 수익률을 얻는 구조다.

김태훈 굿모닝신한증권 대리는 "현재 상황에서 개별 종목은 반토막 날 가능성이 있지만, 지수는 반토막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특히 홍콩H지수는 최고점 대비 이미 반토막이 나서 추가로 또 반토막이 나긴 어렵다고 보고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달 24~26일 판매된 우리투자증권의 8개 ELS 상품 중에선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개별종목이 아니라, KOSPI200과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2009호 청약 경쟁률(2.81대1)이 가장 높았다. 김태훈 대리는 "지수형 파생상품은 수익률보다는 조기 상환될 확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상환이 늦어지면서 만기 시점이 다가올수록 손실 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생상품은 손실 조건에 걸리면 1~2%가 아니라 20~30% 이상 원금을 까먹을 수 있고, 중도 환매 시 평가금액의 최대 7% 정도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는 점에도 유의하자.



◆인덱스펀드… 투자기간 3년 이상

인덱스펀드는 수익을 보든 손해를 보든 남들만큼만 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펀드다. 하락장에서 수익을 낼 수는 없지만 안 되는 종목만 찍어서 투자했다가 남들보다 훨씬 손해 보는 일은 절대 없는 펀드다.

펀드매니저들이 발품을 팔아가면서 종목을 고르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을 대표하는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을 따라가는 것이 대표적이다.

인덱스펀드의 장점으로는 저렴한 수수료가 꼽힌다. 연 1~1.5% 안팎이므로,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연 2~3%)의 절반 수준이다. 온라인 전용펀드로 가입하면 비용은 더욱 싸진다(예:동부해오름알파파생펀드 연 0.165%). 투자의 귀재로 손꼽히는 워런 버핏도 지난 5월 투자자들에게 "비용이 적게 드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했었다. 강상훈 하나은행 WM본부 팀장은 "인덱스펀드가 안정적이긴 해도 인플레이션 등의 변수가 여전하므로 적립식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연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초과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라면, 투자수익을 과세하는 ELS·ELF 등 파생상품보다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인덱스보험… 10년 이상 장기투자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인덱스보험은 수익률을 주가지수에 연동시킨 변액보험의 하나다. 지난달 출시된 삼성생명의 '인덱스업 변액연금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일부를 코스피200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매달 일정액을 불입하는 적립형은 최소 14년 이상 가입해야 하며, 만기까지 유지하면 고객이 낸 보험료 이상은 보장받을 수 있지만 중도 해지 시엔 이런 혜택이 없다. 신한생명의 '웰컴투모로우 인덱스연금보험'이나 흥국생명의 '프리미엄인덱스연금보험'도 코스피200 움직임에 따른 수익을 추가로 제공하는 선진형 보험 상품이다. 인덱스보험은 만기가 10년 이상으로 길어서 노후 대비용으로 가입하는 것이 적합하며, 10년 이상 가입 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