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6.09.15 07:57:47
집 버려야 집 생긴다 분양시장 무주택·다자녀 가구 유리
“조카라도 입양해야 할 판” 농담도
[조선일보 제공] 3년 전 박모(50)씨는 빚을 내서 경기도 A지역에서 34평 아파트를 구입했다. 다른 지역은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박씨가 구입한 아파트는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금 박씨의 주택 가격은 500만원쯤 하락했다. 박씨는 “그때 왜 집을 서둘러 샀는지 후회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내 집 마련에 급급하다 보면 박씨와 같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더군다나 정부가 각종 제도를 무주택자에게 유리하도록 변경하고 있어 섣부른 주택 마련보다는 무주택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재테크와 내 집 마련을 겸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주택자들을 위한 제도 잇따라
일산에 살고 있는 김모(43)씨는 최근 4년 전에 구입했던 주택을 처분하기로 결심했다. 자녀가 3명인 김씨는 정부가 다자녀, 무주택자 가구 등에 우선적인 분양 기회를 주는 청약 가점제를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김씨는 가점제 점수를 높여 2009년 분양 예정인 송파신도시를 청약할 계획이다. 김씨는 “집값이 대폭 오른 강남권에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송파신도시”라고 말했다. 정부는 2008년부터 무주택자, 다자녀 가구 등에 우선적으로 주택 청약 기회를 주도록 청약제도를 개편함에 따라 이를 활용하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3자녀 이상 가구는 판교 신도시 분양에서는 청약통장이 없어도 우선적인 청약 기회가 주어졌다. 일반 분양보다도 훨씬 경쟁률이 낮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조카들이라도 입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정도.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무주택자에게 유리한 여러 제도가 도입되고 있어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기보다는 무주택자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