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 또 21%↑…월가, '개미 대장' 퇴출 움직임도

by김상윤 기자
2024.06.04 06:37:28

‘로어링 키티’ 게임스탑 투자 계좌 공개
이트레이드, 플랫폼 금지 방안 검토
증권거래위, 콜옵션 거래 내역 분석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 게임스탑 주가가 또 다시 급등했다. 2021년 밈 주식 열풍을 주도했던 미국 대장 개미 ‘로어링 키티’가 3년 만에 복귀한 가운데, 본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계정을 공개하면서다.

게임스탑 주가는 이날 21% 급등한 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70% 이상 오르며 40.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모건스탠리의 증권사 이트레이드가 시장 조작가능성에 ‘로어링 키티’를 거래플랫폼에서 정지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상승폭을 상당수 줄였다.

이날 주가 폭등은 소셜미디어(레딧의 밸류, 유튜브, X 등)에서 로어링 키티(Roaring Kitty·포효하는 고용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키스 길은 전날 본인의 것으로 보이는 이트레이드 계정을 캡쳐한 사진을 올린 게 영향을 줬다.

이 계정에는 게임스탑 주식 500만주(1억1570만달러 규모)와 오는 21일 만기되는 콜옵션(행사가격 20달러) 12만개(옵션가 각 5.68달러)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난달 3년 만에 X(옛 트위터) 계정에 게시물을 올리면서 개미투자자들을 열광시켰다. 게임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남자의 이미지를 올린 뒤 ‘앞으로 바쁜 몇주가 될 거야, 형제여’라는 드라마 대사 등이 담긴 동영상 게시물을 별다른 설명 없이 연이어 올렸고, 주가가 며칠간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펀더멘털과 관련 없이 주가가 폭등했기 때문에 이내 주가는 하향 곡선을 그렸고 2021년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키스 길이 실제 게임스탑에 투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시 주가 폭등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키스 길은 2021년 게임스탑 기업전망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공매도를 건 헤지펀드를 겨냥해 개미군단들의 매수세를 이끌었고, 숏커버(광매도 청산을 위한 환매수)를 위해 다시 기관투자가들이 물량을 확보하는 행렬이 이어지면서 주식이 다시 폭등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1월 게임스탑 주가는 장중 120.75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게임스탑 주가 추이 (그래픽=구글)
2021년 사태 우려가 커지자 월가에서는 키스 길을 차단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WSJ는 모건스탠리의 이트레이드가 키스 길에 대해 거래플랫폼 사용을 차단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트레이드는 키스 길의 행동이 주가 조작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그를 차단하면서 밈 주식 군단의 관심을 끌게될 위험을 감수할지 등에 논쟁을 벌이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도 키스 길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이 올라온 시점을 전후해 게임스탑 콜 옵션 거래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