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뉴럴링크' 뛰어넘는 혁신, 나노의학으로 가능"

by강민구 기자
2024.02.01 05:32:00

[인터뷰]천진우 IBS 나노의학연구단장
자기장 이용해 기존 나노의학 한계 극복 연구
"뉴런 신호 제어로 인지, 행동 제어 단서 찾겠다"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일론 머스크의 스타트업 ‘뉴럴링크’도 혁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자기장을 이용한 나노의학 연구는 이를 뛰어넘는 혁신으로 노벨상도 가능합니다.”

천진우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장(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은 지난 29일 연세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나노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럴링크는 인간뇌에 처음 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한 기업으로, 생각 만으로 기기를 제어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천 단장은 이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나노의학이 발전하면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 단장은 “머스크의 뉴럴링크도 결과적으로 뇌에 칩을 심고 장비들을 연결해 분석해야 한다”면서 “뉴럴링크가 유선이라고 한다면 나노의학은 뉴런(신경계 구성세포) 신호제어를 통한 인지 반응 조절, 뇌 회로 연결 등을 무선으로 한다는 점에서 파킨슨병과 같은 다양한 뇌질환과 난치병을 치료할 기술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진우 IBS 나노의학 연구단장.(사진=IBS)


천 단장은 나노과학을 의학에 접목한 융합연구를 통해 정밀 나노의학 분야를 확립하는데 힘쓴 연구자다. 최근에는 독일 알렉산더 본 홈볼트 재단이 매년 자연과학·공학·인문사회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업적을 이룬 학자에게 수여하는 훔볼트 연구상을 받았다. 현재까지 이 재단의 지원을 받은 학자 중 59명이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노벨상 등용문’이다.

천 단장에 따르면 실제 나노의학은 뇌질환 등을 이해해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기존에 빛을 이용하는 광학현미경은 빛이 우리 몸을 투과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몸속 깊이 들여다보기 어려웠다. 전자현미경과 같은 분석 도구도 있지만, 살아 있는 세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거나 분석하는 데 쓰지 못했다.

천 단장이 주로 연구하는 나노 자기유전학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나노 자기유전학은 자기장을 이용해 뇌 신경을 무선으로 조절할 수 있다. 물론 뇌질환의 원인 규명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하고, 세포 제어가 가능한지 실험을 거듭해야 하는 등 추가 작업이 있어야 한다. 나노기술의 개념을 만든 리차드 파인만의 꿈처럼 미세한 기계가 우리 몸을 지나다니면서 치료하기는 기술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자기장을 기반으로 뇌나 세포들을 제어할 가능성을 찾아나가고 있다.



천 단장 연구팀은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뇌 회로 등 복잡한 뇌과학을 규명, 파킨슨병과 같은 다양한 뇌질환과 난치병 치료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할 계획이다.

그는 “컴퓨터 단층촬영장치(CT)나 자기공명영상(MRI) 관련 연구자들이 인류에 공헌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기장을 이용한 나노의학 기술들도 ‘게임체인저 기술’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뇌질환 유발 전원(스위치)를 찾아 나노물질로 특정 뉴런을 활성화해서 읽고 쓰기 기능이 되는 연구를 하기 위한 연구들을 하고 있으며,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 단장은 훔볼트 연구상 수상으로 독일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하도록 지원받는 만큼 막스플랑크 의학연구소를 비롯해 다양한 독일 기초과학 연구기관들과 협업, 뇌질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계획이다.

그는 “나노MRI, 자기유전학 등 나노과학을 바이오시스템으로 확장 가능한 연구를 치료 기술로 확장하기 위한 연구를 해나갈 계획”이라며 “나노의학은 뇌과학과 암 치료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학·석사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박사 △현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 연구단장 △현 연세대 화학과 교수 △현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 △현 미국 학회지 ‘Accounts of Chemical Research’ 수석 편집장 △KAIST 화학과 교수 △인촌상 △포스코 청암상 △호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