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즙사수 작전' 4년의 성과…"더미식 만두 자신감, 재료에 있죠"

by남궁민관 기자
2023.10.23 07:00:00

26년 경력 '육가공 전문가' 하림 양태민 R&D실 팀장
"더미식 냉동만두 육즙에 4년 몰두…신선육서 답찾아"
김용희 연구원 "젤라틴 가득 닭육수 만두피도 한 몫"
한우·섞박지 재료 눈길…진짜 고추 쓴 땡초교자 이미 인기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얼리지 않은 고기와 야채로 만든 ‘육즙고기교자’, 한우가 들어간 ‘소고기표고손만두’, 국내 유일 석박지를 사용한 ‘김치교자·묵은지손만두’, 여기에 ‘맵부심’ 자극하는 ‘땡초고기교자’까지.

‘더미식(The미식)’을 앞세워 국내 간편식 시장 공략에 나선 하림이 냉동만두 시장에 진출했다. 5000억원 규모의 국내 냉동만두 시장은 절대강자 CJ제일제당(097950) ‘비비고’를 비롯해 1세대 격인 해태제과식품 ‘고향만두’, 풀무원식품 ‘생가득’과 동원F&B(049770) ‘개성’까지 기존 강자들이 즐비하지만 하림은 차별화 한 제품을 앞세워 점유율 최소 10%는 빼앗겠다는 각오다. 하림이 더미식 냉동만두를 선보이기까지 걸린 시간만 무려 4년이 걸린 이유다.

양태민(오른쪽) 하림산업 R&D실 냉동식품개발팀장과 김용희 연구원이 ‘더미식 냉동만두’를 소개하고 있다.(사진=하림산업)
20일 서울 강남 하림산업 신사사무실에서 만난 양태민 하림산업 R&D실 냉동식품개발팀장은 “국내 냉동만두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들의 눈높이 또한 높아 ‘그렇고 그런’ 제품을 내서는 안됐다”고 설명했다. 양 팀장은 26년간 국내 유수의 식품업체에서 근무한 육가공 전문가로 “소비자들이 만두에 기대하는 핵심 덕목 ‘육즙’으로 정면 승부를 걸기 위해 혼을 담아 만들었다”고 전했다.

하림이 냉동만두 속 육즙을 가두는 데에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양 팀장은 “수많은 연구·실험을 거친 결과 신선한 고기를 사용하고 12시간 저온 숙성이라는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야만 고기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살릴 수 있었다”며 “여기에 생 야채를 더해 보다 풍성한 육즙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냉동식품임에도 신선육을 사용하는 이유는 냉동육의 경우 해동시 고기 본연의 육즙을 상당 부분 잃을 뿐만 아니라 해동하지 않고 만두소를 만들면 혼합과정에서 고유의 식감이 무너져서다. 그는 “신선육을 사용해 만두를 만든 뒤 영하 35도 이하의 온도에서 급속동결해 조직이 파괴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인터뷰한 김용희 연구원은 정성스레 만들어낸 만두소의 육즙을 효과적으로 가두면서 식감도 살리는 만두피를 만들어낸 주역이다. 김 연구원은 “더미식 냉동만두의 피는 하림의 강점인 닭육수를 사용해 만들었다”며 “국내 냉동만두 중에서 육수를 사용한 만두피는 더미식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닭발 등을 끓여 만드는 닭육수는 젤라틴이 함유돼 만두피가 더욱 쫀득해지는 효과가 있다.

화끈한 맛으로 예상보다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땡초고기교자’는 흔히 사용하는 시즈닝이 아닌 신선한 고추로 강렬하면서도 깔끔한 매운 맛을 냈다. 양 팀장이 강력 추천하는 소고기표고손만두는 한우 생고기를 그대로 담았고, 김 연구원이 추천한 묵은지손만두는 김치교자와 함께 국내 냉동만두 중에선 맛보기 힘든 석박지를 사용했다.

양 팀장은 “하림산업에서 연구개발을 하면서 품질이나 재료가 좋지 않으면 혼이 났지만 가격이 비싸다고 혼이 난 적은 없었다”며 “최고의 품질로 만들면 소비자들도 언젠가 알아줄 것이란 하림의 가치를 지키면서 더미식은 다소 느릴 수 있지만 ‘정도(正道)’를 걸으며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