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 넘어선 반대매매…빚투 주의보
by원다연 기자
2023.03.16 07:30:00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300억원 넘어서
SVB사태 여파에 금리 결정 앞두고 변동성 커져
"하방 압력 확대 가능성, 리스크 관리 필요한 때"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에 미국의 기준금리 정책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한국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반대매매 규모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하루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300억원을 넘어섰다.
|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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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30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매매 금액이 3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30일(324억원)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2.5% 수준이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3000억원 가까운 수준으로 늘었다. 1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2966억원으로, 지난해 9월 29일(3802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 역시 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3일 기준 18조 347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중순 15조원대까지 감소했던 신용융자 잔고는 이후 지속 증가해 이달 들어 18조원대까지 올라섰다.
다만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하루새 1~2% 수준의 등락을 오갈 정도로 변동성이 커진 만큼 이같은 ‘빚투(빚내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SVB 사태 여파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정책 불확실성에 14일 하루 전일대비 2.56% 떨어졌던 코스피는 이날 간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1.31% 반등했다. 빚투 자금이 몰리는 코스닥 시장의 경우 변동성이 더 컸다. 전날 하루새 3.91% 급락했던 코스닥은 이날 3.05% 반등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고강도 긴축을 넘어 경기불안, 금융시스템 불안이 커지고 있고, 달러화 등락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압력은 여전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 확대 가능성이 높다”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