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에서 꿈 이뤘죠"..1호점 매니저의 '찐 KFC는 이것'

by김범준 기자
2021.10.20 07:30:00

[인터뷰]반우종 KFC코리아 고객상담실장
1984년 종로 1호점부터 함께 해온 ''산증인''
수십 년 현장서 굵은 잔뼈로 노하우 전파
정년 연장으로 재입사해 고객만족 ''선봉대''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사장이 되고 싶다면 KFC에서 그 꿈을 이루세요.”

1984년 KFC코리아가 국내에 첫 문을 연 이후 40년 가까이 몸담고 있는 반우종(62·) KFC코리아 경영지원본부 EHS(환경·건강·안전)팀 고객상담실장을 지난 18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만났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KG타워 KFC코리아 본사에서 반우종 고객상담실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며 KFC 창립자이자 상징인 ‘커넬 샌더스’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KFC코리아)
KFC코리아의 산증인인 반 실장은 음식 매장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대학졸업 후 1984년 당시 국내에서 식음료 사업을 활발히 하던 두산그룹에 입사했다. 마침 그해 두산이 미국 치킨 전문 브랜드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entucky Fried Chicken, 현 KFC)’ 라이선스를 들여오면서 KFC와 인연을 맺게 됐다. ‘KFC 한국 1호점’인 서울 종로점 영업 현장으로 배치된 것이다.

그는 KFC 매장 매니저부터 업무를 시작하며 매일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까지 직접 냉장 상태의 생닭을 염지(밑간)하고 치킨을 튀겼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으면서 3년 뒤 점장 자리에 올라 점포 운영과 매출 및 인력 관리 등 맡은 매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책임졌다. 이후 지역 내 매장 10여곳을 관리하는 지역장과 이들 여러 권역을 이끄는 사업팀장을 역임하며 20년 넘게 매장 영업 현장을 지켰다.

반 실장은 “KFC코리아 사업팀장은 전국 광역 단위 40~50개 매장을 관리하며 지역 내 매장 개·폐점부터 특성에 맞는 LSM(로컬 스토어 마케팅) 등 많은 권한을 가지고 사업을 총괄한다”며 “예컨대 주거 밀집 지역에 위치한 매장에서는 ‘블랙라벨치킨’ 등 고가 제품을 내세우고 학교·학원가 인근 매장에서는 대중적인 ‘징거버거’ 프로모션에 주력하는 전략을 통해 매출 극대화를 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반 실장은 KFC의 자랑거리 ‘챔피언스클럽’에 4차례나 선발되기도 했다. KFC 챔피언스클럽은 1986년부터 매년 1년에 한 번씩 전 매장 평가를 통해 상위 5% 우수 점장들을 싱가포르 아시아본부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시상식 겸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사내 포상제도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반우종 KFC코리아 고객상담실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며 40년 가까운 현장 근무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사진=KFC코리아)
오랜 영업 현장 경험을 쌓은 반 실장은 이후 KFC코리아 본사 사업본부 교육팀 부장을 지내며 매장 인력 채용과 신입 교육 등을 도맡았다. 그는 ‘미국 뉴욕 징거버거와 한국 춘천 징거버거의 맛은 균일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재료와 레시피 관리에 공을 기울였다.

특히 매출과 위생 평가 등이 우수한 매장의 비결을 직접 파악하고 매뉴얼로 만들어 전 매장에 전파하는 일에 앞장섰다. 그가 처음 현지화해 정립한 글로벌 매장 운영 점검 기준(ROCC)은 현재까지 KFC코리아에서 적극 활용하는 소비자 중심 내부통제 장치다.

반 실장은 2014년 55세 정년 제한으로 KFC코리아에서 퇴직했다. 이후 관련 법 개정으로 정년이 65세까지 늘자 KFC 측에서 반 실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KFC의 산증인인 그에게 수십 년간 쌓아온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고객 업무 총괄을 맡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반 실장은 정년퇴직 후 2년 뒤인 지난 2016년 원래 직장으로 재입사한 흔치 않은 이력도 자랑한다. 다만 그 사이 KFC코리아의 주인이 두산그룹에서 KG그룹으로 바뀌는 변화가 있었지만 ‘친정’으로 돌아온 반 실장은 여전히 독보적인 ‘KFC맨’이다. 그는 현재 고객상담(CS)실장을 지내며 전국 196개 KFC 매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의견들을 경청하고 최전방에서 고객 만족 선봉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반 실장은 “현장 경험으로 KFC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제공해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고 글로벌 브랜드 매장 운영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훗날 KFC에서 가맹 사업을 한다면 ‘1호 가맹점주’가 돼 후학을 양성하는 ‘사관학교’와 같은 모범 매장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