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통화는 신뢰가 최우선…위안화 국제화 쉽지 않다"
by김정남 기자
2021.05.21 06:00:00
[조지 매그너스 특별인터뷰]③
최근 옥스퍼드대 중국학센터서 중국 연구 매진
중국은 전체주의 국가…패권국 되기 어렵다
기술력 좋지만…디지털 위안 국제화 쉽지 않다
미·중에 끼인 한국, 전려적 모호성만이 해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조지 매그너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요즘 가장 천착하고 있는 건 중국 문제다. 현재 그의 공식 직함은 옥스퍼드대 중국학센터 연구원이다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에 대해 묻자 그는 “적어도 5시간은 답해야 하는데”라며 웃었다. 매그너스 교수는 “지금 중국처럼 미국에 군사적으로 위협적인 나라는 옛 소련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소련은 경제적인 위협은 주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또 “1980년대 일본이 경제적으로 미국에 위협을 가할 위치에 있었지만 군사는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현재 중국의 힘은 미국에 비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그너스 교수는 “중국은 전체주의 국가(totalitarian)”라고 했다. 그는 “전체주의 정부 시스템을 가진 나라가 역사적으로 헤게모니를 쥔 사례가 없다”며 “패권국가가 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추진하는 위안화 국제화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은 특히 디지털 법정화폐를 통해 위안화의 국제 위상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매그너스 교수는 “디지털 위안화가 위안화의 국제화 루트로 보는 사람이 있으나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금융시스템에서) 기술력에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하지만 신뢰성, 개방성, 법·제도 정비 등이 기축통화가 되는데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안화가 일본 엔화를 따라잡기도 벅차다는 게 그의 냉정한 진단이다.
그럼에도 경제 대국으로서 중국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인 한국은 어느 때보다 난감한 상황이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비슷한 위치에 처해 있다”며 “국방 측면에서 미국에 기대는 동시에 중국의 경제 공급망에 연관된 나라들이 다 그렇다”고 했다.
매그너스 교수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 외에는 뚜렷한 해답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