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남북 보건협력 北만 돕는 것 아냐, 곧 우리 안전”
by김미경 기자
2020.12.04 00:10:00
3일 ‘생태대 위한 PLZ포럼’서 기조 강연
북, 코로나 협력시 경제 희생 안해도 돼
보건→민생협력→공공인프라 확장 희망
“북미, 역사적 경험 반추 새 국면 확신”
국민공감·국제동의·남북관계 발전시킬 것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주민의 안전이 곧 우리의 안전”이라며 남북 간 보건의료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또 북한을 향해서는 “남측과 코로나19 방역협력에 나서면 경제와 민생을 희생하면서까지 강력한 국경봉쇄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도발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이 장관은 3일 열린 ‘생태대를 위한 PLZ 포럼 2020’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현시점에서 (남북 간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코로나19 극복 중심의 보건의료 협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 장관은 최근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나눠주자’는 취지의 발언 논란을 의식한 듯 “남북이 협력해나가는 것은 비단 북한만을 도와주자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3일 열린 ‘생태대를 위한 PLZ 포럼 2020’에 화상으로 참석해 기조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북한 주민의 안전이 곧 우리의 안전”이라면서 북한을 향해 보건의료 협력에 나설 것을 재차 발신했다(사진=PLZ 포럼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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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반도는 땅과 바다, 하늘이 연결돼있고 각종 전염병과 감염병이 DMZ(비무장지대)를 중간에 두고 서로 전파될 수 있는 것을 경험했다”며 “이는 남북이 하나의 생명 안전 공동체로 묶여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웅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북한 주민의 안전은 곧 우리의 안전이기도 하다”면서 “이렇게 시작되는 남북의 협력이 식량과 비료 등의 민생 협력으로 이어지고 철도와 도로 등 공공 인프라 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이 한반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장관은 “북미가 역사적 경험을 반추해 북핵 협상에 준비하고 임하면 이번에는 반드시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촉진하고, 다시 남북·북미 양자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대북정책에 대한 새 행정부와의 한미공조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서로 협력에 기초해 대북정책을 추진했던 경험을 회상하며 “우리에게 좋은 자산”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한미 양국은 단계적 접근법인 ‘페리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남북미관계의 선순환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공동커뮤니케를 언급하면서 “이 때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핵화 평화 체제, 북미 수교 등 양측 현안을 포괄적으로 추구하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단계적이고 동시적으로 이행하는 전략화로 접근하면서 궁극적인 문제 해결에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우리 정부가 조급하게 움직이려는 것은 아니다”며 “국민이 공감하고 국제사회가 동의하는 방향에서 안정감 있게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이날 DMZ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하며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접경지대를 생태공원으로 바꾼 독일의 ‘그리네스 반트’ 사례와 남북으로 분단된 키프러스의 수도 ‘니코시아’ 사례를 언급하며 “DMZ의 평화적 이용은 남과 북이 신뢰를 형성하면서도 국민이 한반도 평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창조적 접근법”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평화를 향한 세계인의 연대와 협력이 함께하면 DMZ는 더 이상 냉전의 상징이 아닌 평화의 공간이자 수많은 생명체가 공존하는 생명의 공간으로 탈바꿈 할 것”이라며 “남북 간 협력을 추진하는 기회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