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배당…고배당 금융株 사둘까
by최정희 기자
2020.10.13 00:20:00
코덱스 배당성장 ETF, 석 달 연속 코스피 이겨
배당수익률 5% 이상 20개사 중 12개사가 금융株
4대 금융지주에 증권株까지 5~7% 수익률 기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유독 성장주가 강세인 장이 펼쳐졌으나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성장주보다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특히 금융주는 주가가 하락해 배당수익률이 5~7% 수준으로 높아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배당을 늘리는 상장사들도 있다. 최소한 이익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신호이니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요소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덱스(KODEX) 배당성장 ETF’는 석 달 연속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8월, 9월, 10월 들어 각각 3.41%, 0.07%, 3.26% 상승할 때 배당성장 ETF는 8.11%, 0.56%, 5.07% 상승했다. 찬바람 불수록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코로나19 여파에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금은 작년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주가가 하락한 영향에 배당수익률에선 별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액이 올라도 상승하지만 배당액이 줄었더라도 주가가 하락하면 상승하는 구조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배당 전망이 3곳 이상인 163개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한 해 배당금은 25조5365억원으로 작년(25조8858억원)보다 1.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나 작년이나 평균 배당수익률은 2.4%로 같을 것으로 전망됐다. 배당수익률을 계산할 때 분모가 되는 주가를 10월 8일 종가로 계산했다.
올해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인 회사는 총 20개사다. 배당수익률이 7.88%로 가장 높은 종목은 쌍용양회(003410)다. 현대중공업지주(267250)(7.43%), 금호산업(002990)(7.40%), 기업은행(024110)(7.09%)까지 포함, 4개 종목이 배당수익률 7%를 넘어간다.
20개사 중 12개사가 금융주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금융지주(086790)(6.69%), 우리금융지주(316140)(6.44%), 신한지주(055550)(5.96%), KB금융(105560)(5.39%) 등 4대 금융지주의 배당수익률이 5~6% 수준이다. 메리츠증권(008560)(6.03%), 삼성증권(016360)(5.60%), NH투자증권(005940)(5.57%) 등 증권주도 비교적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다만 배당수익률이 높은 것은 배당금이 늘어났다기보다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배당수익률 5% 이상 회사 중 배당금이 작년보다 증가하는 곳은 쌍용양회, 금호산업, JB금융지주(175330), 삼성카드(029780),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T&G(033780) 등 7개사에 불과하다.
배당수익률이 5% 미만이지만 작년보다 배당금이 증가하는 회사들도 눈여겨볼 만 하다. 코로나19 환경 속에서도 이익이 나쁘지 않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배당금이 늘어나면서 배당수익률이 작년보다 1%포인트 이상 늘어나는 회사는 9개사로 집계됐다. 한국전력(015760), 에스엘(005850), 삼성엔지니어링(028050), 현대건설기계(267270), 대한항공(003490), 팬오션(028670) 등이다. 9개사 중 6개사가 작년엔 무배당이었다. 한국전력은 작년 적자로 인해 배당금이 0원이었으나 올해는 791원을 지급할 것으로 예측됐고, 대한항공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으나 250원의 배당이 예상돼 무배당이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작년에 배당을 지급한 회사 중 배당 증가율이 높은 회사도 있다. 한미반도체(042700)는 배당금이 100원에서 270원으로 1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가스공사(036460)는 380원에서 638원으로 67.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가가 많이 올랐던 성장주 중에선 LG화학(051910)(2000원→3246원), 엔씨소프트(036570)(5220원→7027원)가 배당 증가율이 각각 62.3%, 34.6%로 비교적 높았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지주회사는 지배구조 특성상 주주환원에 민감하고 적극적인데 현대중공업지주(7.43%), SK(034730)(2.53%), LG(003550)(3.07%), 한라홀딩스(060980)(6.13%) 등은 내년 실적과 성장 관점에서도 괜찮은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은 평균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