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BJ 성희롱·막말 논란…`위태위태` 1인 미디어

by황현규 기자
2019.06.21 06:15:00

BJ 감스트·남순, 성희롱 발언…BJ 지코도 일반인 비하
1인 미디어 자극적 콘텐츠로 구독자 늘리기 경쟁 심화
규제 장치 미비…실시간 모니터링도 어려워
전문가 "플랫폼 책임 강화로 자체 규제 강화해야"



[이데일리 황현규 김보겸 기자] 아프리카TV BJ의 막말·성희롱 논란 등 인기를 끌기 위한 1인 미디어의 자극적인 콘텐츠 경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해 콘텐츠 규제 장치가 미비한 만큼 아프리카TV 등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 자체 규제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19일 아프리카 TV BJ 감스트(29·본명 김인직)와 BJ 남순(30·본명 박현우)은 생방송 도중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감스트와 남순은 특정 여성 BJ를 지칭하며 자위를 한 경험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 감스트와 남순은 아프리카 TV 대표 BJ로 누적 시청자수는 각각 6억명과 3억명을 기록하고 있다.

BJ들의 성희롱뿐만 아니라 일반인 비하도 논란이다. 아프리카TV BJ 커맨더Zico(30·본명 박광우)는 최근 방송 도중 출근하던 행인을 무시하고 조롱했다. 해당 BJ들은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

BJ를 비롯한 1인 미디어의 막말·성희롱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1인 미디어 유해콘텐츠는 2017년 26건에서 2018년 84건으로 급증했다. 1인 미디어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 제작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1인 미디어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시청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콘텐츠로 클릭 수와 구독자를 끌어들이는 경우가 많다”며 “또한 자기 채널을 미디어가 아닌 감정 분출구로 느끼는 심리도 한 몫한 것 같다”고 전했다.



문제는 폭력적인 콘텐츠에 대한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아프리카 TV는 부적절한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이용 정지 일수는 고작 3일에 불과하다. 이번 논란을 일으킨 BJ감스트와 남순도 3일의 이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아프리카 TV 측은 “규정에 따라 해당 BJ에 대한 처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해 콘텐츠를 제제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조차 1인 미디어 관리가 녹록지 않다. 1인 미디어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재를 강제하기도 어렵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방송모니터요원 35명이 1인 미디어 실시간 모니터링을 담당한다. 아프리카 TV의 경우 하루 6만 시간의 영상 콘텐츠가 쏟아지는데 현실적으로 이를 모두 감시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방송모니터요원 업무시간은 고작 3시간으로 아르바이트 형식이다. 만약 유해 콘텐츠가 적발되더라도 명백한 유해 콘텐츠가 아니라면 제재를 강제할 수도 없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콘텐츠로 피해를 본 당사자의 신고가 있거나 누가 봐도 명백한 유해 콘텐츠가 아니라면 강제로 제재를 할 수 없다”며 “방송 시간·유해 콘텐츠 내용·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유해 콘텐츠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유해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플랫폼에 넘기는 방법도 고민해 봐야 한다”며 “플랫폼이 알아서 내부 규제를 강화할 유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창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도 “기술적으로 빅데이터 검열 등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계속 쏟아지는 1인 미디어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는 기술들도 개발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