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택시 승차거부와 전쟁중…·요금인상·삼진아웃·심야버스

by김보경 기자
2018.11.23 05:00:00

승차거부 많은 곳에 올빼미버스 4개 노선 신설
현장단속·민원 시가 직접 처분..삼진아웃제 엄격 적용
‘공공 승차앱’ 호출 거부시 승차거부 처분 추진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서울시가 택시 승차거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승차거부 근절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꺼내들었다. 당근은 요금인상이다. 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심야 5400원)으로 인상하고 사납금은 동결해 택시기사 처우를 개선하다는 방침이다.

채찍은 단속강화와 심야버스 투입이다. 지난 15일부터 승차거부에 대한 처벌을 시가 직접하고, 시민들을 위한 올빼미버스(심야버스)를 12월 한달간 노선을 확대 운영한다.

서울시는 22일 올빼미버스 N877번(북가좌2동~홍대입구역), N866번(구로3동~여의도역), N854번(신림동~건대입구역), N824번(건대입구역~강남역) 노선을 신설 운영한다고 밝혔다. 연말 맞춤형 올빼미 버스로 12월1일 0시10분부터 30일 03시30분까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일간 운행한다. 승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25일(화)도 운행할 예정이다.

도심지역을 운행 중인 기존 올빼미버스 중 4개 노선(N13, N15, N16, N26번)은 연말에 한해 일시적으로 증차 운행해 배차간격을 10분 가량 단축한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연말 심야시간대 택시 타지 않고도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귀가 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올빼미버스 노선을 신설·증차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설된 4개 노선은 택시 승차거부가 빈번히 발생하는 강남역, 홍대입구역 등 지역에서 연말 심야시간대 택시 승·하차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토대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에는 승객이 몰리는 연말에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지만 수요가 입증되면 상설 운영으로 바뀔 수도 있다.

고 본부장은 “올빼미버스와 같이 시민들의 교통수요를 충족시키는 맞춤형 버스 발굴을 통해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5일부터 각 자치구에 있던 승차거부 택시 처분권을 시로 환수, 직접 조치에 나섰다. 이전에는 승차거부 택시 신고가 접수되면 각 구청이 1차 처분을 했지만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이에 따라 처분율은 11.8%(2015∼2017년 평균)에 그쳤다.



처분율이 낮다보니 2015년에 도입된 택시 승차거부 삼진아웃제(2년 동안 3차례 승차거부가 적발된 기사나 택시 회사에 대해 택시 운전 자격이나 영업 허가를 취소하는 제도)도 유명무실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에 자치구로부터 승차거부 현장단속으로 적발된 택시기사에 대한 처분권을 가져왔고 이번엔 민원(신고)건에 대한 처분권도 환수한 것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연말 직접 현장단속에 대해 직접 처분한 결과 처분율이 48%에서 87%까지 높아졌다. 삼진아웃된 택시기사도 3명이나 나왔다.

서울시는 민원건에 대해서도 시가 직접 처분하게 되면서 삼진아웃제도가 실효성을 갖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서 서울시는 또한 승차거부 1회 위반시 ‘경고’ 처분이 승객들이 느끼는 불편에 비해 실효성이 낮다고 보고, 이를 ‘자격정지 10일’로 강화하도록 ‘원스트라이크아웃’ 법령 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상태다.

현재는 1회 위반시 ‘경고’와 과태료 20만원, 2회 위반부터 자격정지 30일과 과태료 40만원을 적용하고, 3회 위반시 자격을 취소하고 과태료 60만원 처분이 내려진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공공 승차앱(가칭)을 통해서 택시 승객이 휴대폰 앱을 통해 목적지를 알리지 않고 빈 택시를 선택했을 때 택시기사가 응하지 않으면 승차거부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우선 기존 거리에서 손을 들어 택시를 이용하던 승차방법을 앱을 통한 승차로 이용문화 전환을 위해 공공 승차앱을 개발해 모든 택시에 의모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공공택시 앱 ‘지브로(GBRO)’를 선보인바 있다. 내 주변으로부터 반경 최대 1㎞ 거리 내 빈 택시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지만 택시기사가 호출에 응하지 않으면 그만이어서 실효성이 없었다.

이번에는 지브로 설치를 의무화하고 택시기사가 배차에 응하지 않으면 승차거부로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승차거부에 대한 신고를 승객이 따로 할 필요도 없이 기록에 남게 된다. 시는 이러한 내용의 조례를 만들거나 국토부에 요청해 상위법령인 택시운송사업발전법 시행규칙 등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목적지에 따라 승차거부가 일어나는 만큼 민간사업자가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는 앱을 통해 사업할 경우 서울시 택시정보시스템에 실시간으로 표출되는 실공차정보를 제공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