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면세대전]SK네트웍스, 복합리조트 구상 성공할까
by김진우 기자
2016.11.10 05:30:00
산과 강을 낀 천혜의 자연환경, 대형 리조트 스파로 차별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의구심, 성공하면 한국 대표 관광상품
낮은 성장세와 최근 불거진 이슈로 정당성 문제 확산 부담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SK네트웍스(001740)는 지난 24년간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면서 남다른 전략을 유지해왔다. 도심에서 벗어나 아차산과 한강을 끼고 있는 입지, 면세점 고객이 카지노(파라다이스(034230))와 호텔(워커힐)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 등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했다.
SK네트웍스의 이런 전략은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끌어 온 배경이기도 하지만 업계 선두권 업체들보다 성장이 더딘 원인이기도 했다. 워커힐면세점은 흔히 말하는 ‘3대 명품’이 없고 시계·보석 등 객단가 높은 제품 위주로 영업을 했다. 남다른 면세점이지만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유다.
| △워커힐 리조트 스파 조감도(사진=SK네트웍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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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가 이번 면세특허 경쟁에서 내세운 카드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를 능가하는 아시아 최고의 복합리조트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연면적 4만㎡(1만2000평) 규모의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조성해 그 안에 170m에 이르는 인피니티 풀, 온천수가 흐르는 실내외 수영장, 가든 스파, 한강 조망 전망대 등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가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는 것은 싼커(散客)로 불리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다. 국내 면세사업은 그동안 단체 관광객을 유치해 쇼핑 위주로 영업을 이어왔다. 단체 관광객은 국내 면세시장을 키워온 일등공신이지만 여행 만족도가 낮고 재방문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워커힐면세점을 휴양형 공간으로 만들어 개별 여행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계산이다.
SK네트웍스는 면세점 재개장 시 수년간 이어온 성장정체를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업계 양강인 롯데·신라가 수년간 조단위로 매출이 늘었지만 워커힐면세점은 2011년 매출 1514억원에서 2015년 2874억원으로 5년간 2배 가까이 성장하는 데 그쳤다. 복합리조트 구상이 맞아떨어져 워커힐로 여행을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인지 관심이다. SK네트웍스는 2021년 연간 705만명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SK네트웍스는 한강과 아차산을 배경으로 한 천혜의 자연 속에 호텔과 카지노, 외국인 전용 스크린 경마장 등을 조성해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2년 내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과 한국을 대표하는 국내 유일의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으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SK네트웍스는 주변의 전통시장과 어린이대공원, 아차산 유적지 등을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불거진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의 불법모금 의혹이 마지막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SK는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통해 미르재단에 68억원의 돈을 댔다. SK네트웍스는 재단 출연과 정부가 부여한 추가 면세특허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다만 추가 특허가 특혜 시비로 이어질 경우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이번 경쟁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