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이어 콜라까지 인상…장바구니 물가 '비상'
by김태현 기자
2016.11.01 05:30:00
코카콜라, 오는 11월부터 가격 평균 5% 인상
"원당값 급등 아닌 지나친 판관비 때문" 비판
맥주·콜라·제과까지 잇단 인상…가계 부담↑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대표적인 탄산음료 코카콜라가 2년 만에 가격 인상에 나섰다. 맥주 시장에 이어 탄산음료 시장까지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코카콜라는 1일부터 코카콜라와 환타 2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5% 인상한다고 밝혔다. 코카콜라가 이들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건 2014년 12월 이후 2년여 만이다.
대표 제품인 코카콜라 250㎖ 캔 4.9%, 코카콜라 1.5ℓ 페트 4.3%, 환타 250㎖ 캔 4.7%, 환타 600㎖ 페트 4.5% 등으로 인상한다. 일반음식점에 공급하는 제품은 인상에서 제외됐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이번 인상과 관련해 “올해 들어 유가, 원당 등의 급격한 가격 상승, 제조경비 및 판매 관리비 상승 등이 가격 인상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뉴욕 국제상품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 2017년 3월물 원당 가격은 지난 1월 파운드당 14.89센트에서 올해 10월 23.81센트로 약 60% 치솟았다. 엘니뇨 브라질과 인도 등 원당의 주재료인 사탕수수 산지에서 기상 이변으로 사탕수수 작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경쟁업체인 롯데칠성(005300)의 가격 인상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칠성 측은 현재로서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원당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코카콜라까지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가격 인상 유인이 커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는 2013년부터 거의 매년 가격을 인상해왔다. 2014년 12월 코카콜라가 가격을 평균 6% 인상하자 롯데칠성은 이듬해 1월 칠성사이다 가격을 7% 올렸다.
그러나 이번 코카콜라 가격 인상이 타당한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카콜라가 급등한 원당 가격을 인상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원당이 아닌 판관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코카콜라는 2013년부터 꾸준히 가격을 인상해왔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치던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다. 원당 가격 역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9월 뉴욕 국제상품거래소 선물시장에서 2017년 3월물 원당 가격은 파운드당 12.22센트까지 주저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탄산음료 시장은 코카콜라와 롯데칠성으로 나눠진 과점 형태”라며 “양사 간 경쟁 격화로 인한 마케팅과 판관비용 증가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맥주에 이어 탄산음료까지 가격이 인상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오비맥주도 다음달 카스 등 주요 국산 맥주 전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하기로 했다. 맥주값 인상은 2012년 8월 이후 4년 3개월 만이다.
제과업계도 올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해 롯데제과(004990)는 비스킷류 8종의 가격을 평균 8.4% 올렸으며 크라운제과(005740)는 지난 6월 빅파이 등 11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4% 인상했다. 해태제과식품(101530)은 자일리톨껌 등 8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35%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