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LCD…삼성·LG `투명 디스플레이`로 승부

by장종원 기자
2016.01.22 06:00:30

삼성, 세계 최고 투명도 제품 개발
상반기 양산 돌입…북미 등 수출
LG, 55인치 제품 CES에서 공개
10조 투자 P10공장서 양산 계획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본격 진출할 채비를 갖췄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향후 성장성이 큰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제품이다. 최근 중국 등 후발주자의 공세와 과잉공급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시장을 대체할 신성장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는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양산을 준비 중이다.

투명 디스플레이는 유리와 같이 투명해 자동차의 앞 유리창을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쓰거나 건물 유리창을 TV 겸용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디스플레이를 통해 제품 소개가 가능해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쓰임새가 다양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투명 디스플레이 양산에 들어간다. 북미 지역 업체들로부터 일부 물량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은 세계 최고 투명도(45%)를 자랑한다. 투명도가 높을 수록 디스플레이 안쪽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천 영종도의 BMW 드라이빙센터에 삼성디스플레이의 55인치 OLED 투명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비디오월을 선보이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제품을 실제 차량 크기에 맞게 대형 비디오월로 구축한 것으로 투명 디스플레이의 미래가치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최근 폐막한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 40%대 투명도의 55인치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공개하는 등 시장 공략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제품 생산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하고 있어 구체적인 양산 일정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시장에 주력하는 만큼 투명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이 열리면 본격적인 양산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조원 이상 투자하는 P10공장 건설 계획을 공개하면서 이 공장에서 대형 및 플렉서블 OLED와 투명과 같은 미래형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명 디스플레이가 각광 받는 제품이긴 하지만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아 국내 업체들이 대량 생산에 들어갈 단계는 아니다”면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소량의 제품만 생산하며 시장 성숙을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CD 패널을 활용한 투명 디스플레이는 이미 몇년전부터 시장에 있었다. 하지만 투명도가 10~20%에 불과한데다 색재현율이 떨어지는 등 한계가 명확했다. OLED로 만든 투명 디스플레이는 이런 단점을 거의 완벽하게 보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를 형성했던 TV·PC용 LCD 패널이 중국업체들의 신규진입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성장성이 큰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위츠뷰 (Witsview)에 따르면 1월 하반기 TV와 PC 패널가격은 수요부진, 재고조정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대비 각각 6%, 2% 하락했다. 위츠뷰는 “1분기 LCD 패널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2분기에 패널가격 하락 폭은 둔화되지만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TV 패널 시장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디스플레이업계로서는 어느때보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갈망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폐막한 CES 2016에서 공개한 55인치 OLED 투명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제공.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에 새롭게 설치된 투명 OLED 디스플레이 비디오월.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