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IR]해외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글로벌 보험사 도약 가속

by이성기 기자
2015.12.22 06:00:00

저출산·고령화로 국내시장 지지부진…해외사업실 신설 글로벌 공약 나서
中진출 9년 만에 외국계 ''톱6'' 결실…M&A 통해 해외사업 확대 추진도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올해부터는 해외 인수합병(M&A) 등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진출을 시도하겠다.”

취임 후 지난 2014년 3월 첫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를 주요 경영 목표로 내세운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취임 2년 차인 올해 초 “지난해까지 해외 진출을 위한 인재와 조직 구성에 힘을 쏟았다면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주력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취임 첫 해 ‘준비운동’을 마친 만큼 2년차에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안 사장의 각오처럼 삼성화재는 정체된 국내 보험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금리·저성장이 지속되는 ‘뉴노멀’ 시대에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보험 수요 약화, 자동차·일반보험 시장의 위축 등 업황이 악화되는 만큼 해외 사업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말 ‘해외사업실’을 신설해 책임경영 및 현지 시장특성에 적합한 영업관리체계를 구축한 삼성화재는 해외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국내에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추가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의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는 ‘투 트랙’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 손보 시장이 ‘성장 정체기’로 접어든 만큼, 해외 시장 진출은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1~6월) 업계 전체(13개 손보사 기준) 당기순이익 가운데 50%에 육박하는 실적을 거뒀고 손해율 등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 손보 시장의 성장 둔화 자체가 문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삼성화재 등 국내 대형 손보사 4곳의 올해 성장률은 1.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 시장 전체의 성장률이 지난 2011년 14.5%에서 지난해 3.6%로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손보 시장 규모도 64조 7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64조원에 비해 1조원도 채 늘어나지 못하는 등 제자리 걸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에 따라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데, 특히 중국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손보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135조 5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260조원 규모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05년 외국자본계 중 최초로 중국법인을 설립(지점→법인 전환)한 삼성화재는 지난해 기준 매출 1484억원·세전 이익 64억원을 기록해 외자계 보험사 21곳 중 6위를 기록했다.

안 사장은 지난 3월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 6번째 중국지점인 ‘산시지점’을 여는 자리에서 “시안은 중국 정부의 서부 대개발 사업의 중심 도시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며 “산시지점 개설로 중국 서부내륙지역까지 영업거점을 확보하게 돼 중국법인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산시성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과 해외 투자법인을 대상으로 기업보험 위주의 보험영업에 나선다”며 “이 지역에 진출한 기업 고객들에게 양질의 맞춤형 보험서비스와 함께 선진화 된 보험정보를 활용한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현지화 성공을 위해서는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줄여야 하는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삼성화재는 중국 시장 이외에도 해외 사업 영역 확대를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과거 아시아 시장에서 회사 자체 역량만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안 사장 부임 이후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한 위험 분산 및 사업구조 견실화를 위한 차원에서다.

삼성화재 측은 “선진 시장은 수익다각화 측면, 이머징 시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 해외 진출 타깃 지역으로 검토 중”이라며 “기존 자체 역량에 의한 성장 이외에 기존 역량 시너지 제고 및 필요 역량 보완 차원에서 조인트벤처 설립이나 인수합병(M&A)을 충분한 검토를 거쳐서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현재 5% 수준인 해외 사업의 기여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해 나간다는 게 안 사장의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