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하는 성융광전 "올해 세계 10위권 목표"

by김자영 기자
2010.08.22 10:02:12

中태양광 모듈생산업체 `성융광전(롱에너지)`
내달 15일 코스닥 상장.."올해 세계 10위권 진입 목표"
"2년내 글로벌 판매망 20곳까지 확충"

[중국 강소성 소주 장가항(張家港)=이데일리 김자영기자] 중국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서 3시간 가까이 고속도로를 따라 내달리자 장가항시 한가운데에 2만여평의 공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장부지를 들어서자마자 우뚝 서있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태양광 모듈 3기가 시선을 잡아끈다. 공장입구에서 생산한 전기는 소량이긴 하지만, 직원들이 사용중이다. 태양광 에너지의 중요성을 생활속에서 느껴보길 바라는 이규성 성융광전(롱에너지) 회장의 바람이 담겨있다.

▲ 성융광전 공장 내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


 
양말공장이던 이곳이 녹색산업의 대표주자인 태양광 에너지의 모듈을 만드는 곳으로 옷을 갈아 입은지도 5년째다.

작년 9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전세계 태양광 모듈 시장에 루키로 등장한 중국기업 성융광전(롱에너지)가 내달 15일 한국 코스닥시장에 상장된다.


20년 전 중국을 건너온 이규성 회장은 부친이 해오던 섬유 관련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양말공장을 시작했다. 공장이 100여개가 넘을 정도로 업계에선 신화를 이뤘다. 사업은 승승장구했지만 이 회장은 사양산업 대신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답을 찾아헤맨 이 회장은 신재생 에너지가 결국 미래를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가항시의 공장을 태양전지 잉곳 생산라인으로 바꾸며 기존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그야말로 태양광 에너지 사업에 `올인`했다.

태양광 에너지 산업의 선진국인 독일과 호주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모듈 생산을 위한 모든 공정을 갖춘 `수직계열화` 방식이다.

보통 태양광 기업들은 셀을 사서 모듈을 생산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셀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일이 사람의 손이 가는 작업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에도 모듈 조립 업체만 1500개 가량이 존재한다.

이 회장의 선택은 적중했다.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시장의 점유율 60%를 담당하고 있는 중국에서 작년 6위를 차지했다.


올해 성융광전(롱에너지)은 대부분 수요를 담당하고 있는 유럽에서 재정위기 등으로 유로화가 폭락해 영업익이 작년보다 훼손됐지만 매출 18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내에서도 업계 5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성 회장은 "올해 말까지 전세계 태양광 업체 10위권 안으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내년엔 매출 4000억원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 시작 이후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해오며 생산능력도 크게 증가했다.



사업 초기 처음 2500만달러를 투자했고 30MW(메가와트)를 생산해냈다. 지난 2008년 2차로 6918만달러로 투자금액을 늘리고 생산능력도 100MW에 도달했다. 작년 10월엔 총 1억68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 중국 강소성 장가항시에 위치한 `성융광전(롱에너지)` 현지 공장 모습

올해 말까지 모듈기를 200MW까지 늘리고 내년에는 500MW까지 증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막강해진 생산능력만큼 결실도 컸다. 사업초기 17.3%였던 전기효율을 8월 현재 17.8%까지 올릴 수 있게 됐다.

이 회장은 "셀과 모듈의 전기효율이 1%포인트 올라갈 때 회사이익은 20배가 증가한다"며 "그만큼 올리는 것이 쉽지 않고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까지 18%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이 회장이 계획이다.


한국에 상장하기 위해 홍콩에 지주회사를 세운 성융광전은 현재 태양광 에너지 산업의 본거지인 독일에 사무소를 운영하며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 미국을 비롯 상장을 준비 중인 한국에도 사무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 이규성 성융광전(롱에너지) 회장
이 회장은 "계속해서 판매망을 늘려가고 있다"면서 "2년뒤에는 전세계 20개 국가 정도로 사무소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ISO9001과 TUV, CE, UL 등 세계 주요국가의 인증 획득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만큼 회사를 알리는 작업도 중요한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1년에 15번의 박람회와 전시회에 참석하며 6억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덕분에 1년에 100일 이상을 해외출장에 쓴다.

또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둔 만큼 여러가지 리스크에도 한발 앞서 대처하고 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유로화 리스크게 직면하면서 계약시 기준화폐를 미 달러로 변경했다"면서 "위안화 역시 변동성이 클 것을 대비 삼분의 일만 위안화로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회주의 중국의 정치적인 특성을 고려해 정부와 꾸준히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회장은 "사업상 자금이 필요할 때 정부에서 보증을 서줄 정도"라고 귀띔했다.

특히 사업 특성상 전기 공급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전력에 해당하는 중국내 기관과는 계별적으로 계약이 되어 있어 위급상황에서도 전기공급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셀과 모듈 품질이 가장 중요한 사업밑천이라는 이규성 회장의 답이 돌아왔다.

이 회장은 "1500명의 직원 중 100명 이상이 연구원"이라면서 "이번 한국에서의 상장을 통한 공모 자금 중 60%이상을 설비투자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셀과 모듈의 전기효율을 1%포인트 높이는 것에 목숨을 걸겠다며 눈을 빛냈다.

성융광전(롱에너지)의 청약 예정일은 다음달 6~7일로 주관사는 대우증권이다. 이규성 회장을 비롯 주요 주주들이 보유한 보호예수 물량은 5400만주이며 이번 공모를 통해 기관투자자와 개인에게 각각 1400만주, 360만주가 유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