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욕의 소니, 가전사업서 회생 `날갯짓`
by김국헌 기자
2007.10.26 08:31:35
분기 순익 42배 급증..6.5억弗
가전 집중복구 주효..사이버샷·바이오 매출 호조
게임부문은 부진..닌텐도에 밀려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일본의 상징` 소니가 가전 사업에서 뚜렷한 회생 기미를 보이면서, 이를 발판으로 삼성전자와 닌텐도 등과 경쟁에서 TV와 게임 시장을 되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일본 가전 제왕 소니가 회계 2분기(7~9월) 실적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발표한 분기 순이익은 737억엔(6억4500만달러)으로 지난해 17억엔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에는 배터리 리콜 비용이 반영된 탓도 있지만, 디지털 카메라 `사이버샷`과 개인컴퓨터(PC) `바이오` 매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었다.
그러나 한 때 소니의 주수입원이었던 TV와 게임기 사업부는 부진했다. 디지털 TV `브라비아` 제품군이 경쟁사 삼성보다 약해 손실을 기록했다. 3개월간 닌텐도의 위는 390만대가 팔린 반면, `플레이스테이션3(PS3)`는 130만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PS3는 가격인하까지 단행했지만 연간 판매 목표 1100만대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닌텐도는 연간 판매 대수를 기존 100만대에서 1750만대로 대폭 상향했다.
NYT는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최고경영자(CEO)의 구조조정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내기 시작하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반환점을 돌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마루와 증권의 오타니 마사유키 애널리스트는 "소니는 기업의 뿌리인 가전사업을 되살리는 전략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기 위해 신기술에 돈을 쏟아부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서 삼성에게 왕좌를 내준 소니는 삼성과 손을 잡으면서 TV 매출을 조금씩 회복시키고 있다.
수익을 못 내는 강아지 로봇 `아이보` 사업과 일부 반도체 생산시설을 정리하는 한편 감원도 병행했다. 또 금융자회사 소니 파이낸셜 홀딩스 상장으로 가전사업 강화의 종자돈으로 삼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