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엑소더스 끝났는데…6만전자 회복은 언제
by김인경 기자
2024.11.04 07:00:00
삼성전자, 13거래일 연속 5만원대 거래
엔비디아 HBM 공급 기대 속 단기 반등 가능성
외인 ''팔자'' 공세 멈추며 수급도 양호해져
"단기 반등 기대에도 주도주 도약 쉽지않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는 끝냈지만, 좀처럼 6만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13거래일 연속 5만원대에서 거래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말 막판 6만전자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낙관론도 내놓고 있다.
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1일 전 거래일보다 900원(1.52%) 내린 5만 83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31일엔 장 중 6만원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기술주가 하락하며 다시 되물림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투자자들이 기다려온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투자심리 자체는 소폭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31일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사업과 관련해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 향(向) 공급이 지연됐지만 퀄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이뤘다”며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김 부사장이 언급한 ‘주요 고객사’를 엔비디아로 해석하고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의 가장 하이엔드(최신 사양) 제품으로 진입하는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HBM3E의 퀄테스트 과정에서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형성시킬 수 있는 분명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9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33거래일간 이어진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도 끝난 상태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무려 12조 9394억원 어치 순매도한 바 있다. 외국인의 무차별 ‘팔자’가 끝나며 수급도 양호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시장의 방향과 상관없이 주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순매도 규모를 확대한 후 축소했는데, 특히 이번엔 과도하게 축소했다”면서 “향후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가 줄면서 주가 하락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는 과매도 상태라 단기 반등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증시 전반을 이끄는 ‘주도주’ 자리로 도약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증권가 역시 단기적인 반등을 예상하면서도 향후 6개월이나 1년 뒤 주가를 예상하는 ‘목표주가’는 낮추고 있다. 3분기 컨퍼런스콜 이후에도 다올투자증권(11만→9만 3000원), 대신증권(10만→8만 5000원), 교보증권(11만→9만원), 삼성증권(10만→8만 3000원), 메리츠증권(9만 5000→8만 7000원), BNK투자증권(8만 1000→7만 6000원), 신한투자증권(9만 5000→9만원), 한국투자증권(9만 6000→8만 3000원) 등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은택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13년 이후 11년째 매출액 정체를 겪고 있다. 10년 이상의 매출 정체는 삼성전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부진은 단순히 ‘HBM 실패’ 때문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문제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