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發 '반도체 쇼크', 바이오에 몰린 '투심'…ETF 수익률 ‘껑충’[펀드와치]

by이용성 기자
2024.09.01 09:07:02

바이오 ETF 한 주간 수익률 상위 휩쓸어
미래운용, 'TIGER 200 헬스케어' 8.97%↑
"제약·바이오, 주도주로 올라설 듯"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엔비디아 발 쇼크로 반도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하는 틈을 타 바이오가 반사수혜를 입었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가 확실해지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바이오가 증시를 주도하리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바이오주가 우상향을 그리며 이를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크게 올랐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클래스 합산)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최근 일주일(23~30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헬스케어’ ETF로 8.97%의 수익률을 냈다.

해당 ETF는 국내 대표 헬스케어 관련주에 투자한다. 유한양행(000100)을 23.76%로 가장 많이 담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19.64%, 셀트리온(068270)을 17.67%의 비중으로 구성했다. 최근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연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쓴데다 반도체가 주춤한 사이 바이오가 새로운 주도주 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뒤이어 ‘KoAct 바이오헬스케어 액티브’ ETF가 5.8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간 주식형 펀드 수익률 2위에 올랐고,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 ETF가 5.81%의 수익률로 3위를 기록했다. DB자산운용의 ‘DB바이오헬스케어1[주식]ClassA’도 5.07%의 성과를 기록하는 등 바이오 관련주를 담고 있는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기대치가 중립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로 급락은 제한적이었다”면서도 “금리 인하, 원화 강세 수혜 업종을 중심으로 우위가 지속되며 제약·바이오가 주도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제약·바이오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등 기술이전 및 실적 기대감이 유효한 대형주 중심으로 거래대금 쏠림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26%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보여줬으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에 급락했고 이에 영향을 받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뒷걸음질쳤다. 시가총액 1위,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급에 좌지우지되는 코스피도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역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들의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하락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주간 평균 수익률은 -1.25%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일본 주식의 수익률이 0.87%로 가장 크게 올랐고, 섹터별로는 금융섹터가 1.91%를 기록하며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개별상품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 ETF가 2.9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한 주간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는 양호했다. 잭슨 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9월 금리 인하에 쐐기를 박으면서 S&P500은 상승했다. 다만, 주 후반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대한 시장의 실망 매물이 출회하며 증가 폭은 줄어들었다. 닛케이(NIKKEI)225는 다우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에 영향을 받아 상승했다. 유로스톡스(EURO STOXX)50은 독일 및 스페인의 물가가 둔화하고, 9월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풀며 상승했다. 상해종합지수는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근거로 중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에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전주보다 25억원 감소한 18조 2076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2144억원 증가한 30조 6939억원,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은 1조 1362억원 증가한 144조 3024억원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