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승재 "손실보상 100% 소급적용…최소 20조 지원해야"

by송주오 기자
2021.04.23 06:00:00

"정부, 손실보상 소급적용 인정한 헌법 무시"
독일·일본 등 해외사례 언급하며 "시행령으로 시행가능하지만 안해"
소상공인, 매출감소→세금체납→신용등급 하락→정부지원 배제 '악순환'
"법 나중에 만들더라도 선대출부터 해줘야"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정부가 무책임하다. 국민과의 신뢰를 훼손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격앙됐다. 그는 코로나19의 방역을 위해 영업정지 및 영업제한에 동참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거부하는 정부의 태도에 분노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손실보상제와 관련해 100% 소급적용을 주장하고 있다.(사진=최승재 의원실)
11일째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천막에서 만난 최 의원은 손실보상 100% 소급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천막농성에 나설 만큼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2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헌법 23조 제3항을 무시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서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영업정지 및 영업제한을 받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피해 보상은 당연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 의원은 재정부담을 이유로 소급적용을 거부하는 정부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 영업금지·영업제한 업종의 매출 감소 규모는 19조8828억원 수준이다. 이는 각종 카드사 매출과 금융감독원, 현금영수증을 기초로 산출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50조원, 100조원의 재원부담은 임대료, 인건비 등을 합산한 것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임대료는 지역, 매장별로 다르고 인건비도 천차만별”이라며 “매출분 감소만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 20조원의 재원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피해를 보지 않은 업종과 직장인에게도 위로금으로 재난지원금을 수십조원 지급했다”며 정부의 이중적 태도를 비판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소급적용 검토를 언급한 바 있다며 정부의 입장에 날을 세웠다.



최 의원은 해외사례를 언급하며 정부의 태도에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최 의원실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정부 명령으로 영업을 중단한 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포함)에 전년도 같은 기간 매출액의 75%를 지급하고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추가 지원도 발표했다. 일본은 개인사업자에게 최대 300만엔을 지원한다. 최 의원은 “우리 정부도 시행령을 보상을 할 수 있지만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특별법 등 과거 국가에 의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소급적용해 국가가 보상을 하는 법을 예로 들며 코로나19 사태도 같은 논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의 완고한 태도 때문에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삶이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출 감소로 세금을 체납해 신용등급이 떨어져 정부의 지원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현 상태를 ‘국회 대(對) 정부’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여당도 손실보상의 소급적용에 찬성하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 24명은 최근 손실보상의 소급적용을 주장했으며 당대표에 도전한 우원식 의원도 소급적용에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손실보상제의 소급적용이 시급하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법은 나중에 만들더라도 선대출부터 해줘 생활을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