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하는 공무원 되겠다"…공공기관 첫 공직윤리 전담TF 성공 비결

by최훈길 기자
2020.06.01 05:00:00

[인터뷰]이수길 예보 공직윤리강화TF 실장
‘공공기관 최초 공직윤리 전담부서’ 1년 만에 성과
“인사교류, 기관장 적극의지, 끈끈한 팀워크 결과”

예금보험공사 공직윤리강화 태스크포스(TF) 실장을 맡은 이수길 인사혁신처 서기관은 “파견 왔다가 쉬다 가는 공무원이 아니라 밥값을 하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대충 시간만 때우다 복귀하지 말고 밥값을 하자고 생각했다. 공무원이 잠시 왔다가 쉬다 갈 것이란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

이수길 예금보험공사(예보) 공직윤리강화 태스크포스(TF) 실장(48·인사혁신처 서기관)은 31일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예보가 공공기관 최초의 공직윤리 전담부서인 ‘공직윤리강화TF’를 설치한 뒤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황서종 인사처장과 위성백 예보 사장의 혁신TF 실험이 성공의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예보는 지난해 4월 문재인정부의 반부패·청렴·공직윤리 강화 정책에 발맞춰 TF를 신설했다. 아울러 인사처에 TF 책임자인 실장직을 맡을 공직윤리 전문가 파견을 요청했다. 황 처장은 대변인실 총괄팀장, 윤리복무국 서기관 등을 맡으면서 궂은 일을 해냈던 이 서기관을 추천했다. 이 서기관은 작년 5월 초 파견 발령을 받아 인사처 직원 중에 공공기관과 인사교류를 한 1호 공무원으로 지난 1년여간 일했다.

이 실장은 파견 결정이 난 뒤 위성백 사장에게 “TF가 일할 수 있도록 조직다운 조직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위 사장은 “예보의 반부패·청렴 수준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며 흔쾌히 최고 능력의 직원들을 배치하며 지원에 나섰다.

TF는 출범과 동시에 ‘고위직 부패위험 진단 및 자체 청렴도 조사’부터 나섰다. 이어 외부인사로 구성된 청렴옴부즈만의 감독 기능을 강화했다. 반부패, 갑질 퇴출을 위해 예보 노조와도 협업했다. 이 결과 TF와 노조는 작년 7월에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처리에 관한 세칙’을 노사 공동으로 제정했다.



TF는 민간에 청렴의 가치를 전파하는 교두보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TF는 전국의 초중고 학생 등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예보의 생활금융교육 프로그램에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5대 국가상징(태극기·무궁화·애국가·국새·나라문장) 교육을 추가했다. 공공기관 최초 시도다.

이 실장은 “과거에 행정안전부 국가상징계장을 맡으면서 느꼈던 5대 상징물의 중요성을 국민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며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 국가상징의 의미를 알리면서 청렴·반부패·공직윤리의 중요성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TF 활동의 성과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강경화 외교부 장관· 황서종 인사혁신처장 등이 작년말부터 올해초까지 잇따라 수여한 표창으로 인정받았다. 4명으로 시작한 TF는 현재 7명으로 1년 새 2배 가량 증원됐다. 이 실장은 성과를 인정받아 내년 5월까지 1년 더 TF를 이끌게 됐다.

이 실장은 “공직윤리 전담부서를 키우겠다는 공공기관장의 의지, 정부와 공공기관의 원활한 인사교류, 직원들의 끈끈한 팀워크 덕분에 TF가 예보의 인기 부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반부패 경영시스템 국제 인증(ISO 37001), 문재인 대통령 표창에도 도전해 반부패·청렴 업무에서 성과를 내겠다”며 “다른 공공기관에도 공직윤리 전담부서가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예금보험공사 ‘공직윤리강화태스크포스(TF)’는 지난 1년여 동안 이낙연 전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예금보험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