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윤화 기자
2020.04.17 05:30:00
코로나19로 판로 막힌 국산 농산물 판매대란
‘반짝 세일’ 등 게릴라성 이벤트로 인기 몰이
온라인 판매 역부족, 유통가도 상생지원 나서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세 번 만에 드디어 ‘PTS’(포테이토+방탄소년단) 구매에 성공했어요.”
최근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강원도 감자 구매 성공 인증’, ‘한라봉 5㎏/4500원’, ‘양파 5㎏/3500원’ 등 농산물 구매 성공을 인증하는 게시글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감자·양파 등 식재료부터 한라봉 등 과일까지 국내 농산물 소비 및 수출길이 막힌 농가들이 역대급으로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선보이자 수요가 몰리면서 판매 대란이 일어난 것이다. ‘포켓팅(포테이토와 티켓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초중고 개학 연기로 급식 수요가 감소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농산물 온라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기간 한정으로 원산지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반짝 세일’ 개념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농산물 직거래는 있었지만 대형마트나 동네마트 등에서 구매하는 수요가 훨씬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판매처를 찾지 못한 농산물의 온라인 판매가 더욱 늘어나면서 ‘언택트’ 소비가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 잡았다.
강원도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강원마트 등에서 직접 온라인 판매처를 열어 판매한 ‘강원도 못난이 감자’를 시작으로 ‘오징어’, ‘꽃’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넓혀가고 있다.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강원도 감자는 강원물산을 통해 판매된 물량만 20만6000상자가 완판됐고, 오징어 역시 시중 가격보다 27% 저렴한 가격으로 재고를 30분 만에 완판했다. 이번 달부터는 튤립, 백합, 장미 등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한 꽃 판매에 나서고 해외 수출 판로가 막힌 아스파라거스도 20일부터 kg 당 7000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강원도뿐만 아니라 서울시, 경상남도 등 다른 지자체도 농가 돕기에 나섰다. 서울시는 한국친환경농업협회와 함께 학교급식에 공급될 예정이었으나 개학 연기로 판로가 막힌 친환경농산물 재배자들을 돕기 위한 행사를 마련했다. 감자·양파·시금치 등 9가지 품목의 전북 농산물 꾸러미 5000개, 제주 한라봉 5㎏ 3000박스, 제주 천혜향 5㎏ 1000박스를 판매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홈페이지나 마켓투유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 중이다.
경상남도는 자체 온라인 쇼핑몰인 ‘e경남몰’에 친환경농산물 구입 시스템을 구축했다. 도교육청과 손잡고 개학 지연에 따라 구매처가 없어진 농가를 위해 SNS로 농산물을 묶어 판매하는 ‘농산물꾸러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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