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이주의 국회]잘 먹히는 ‘친일 프레임’ 조용히 웃는 與

by이정현 기자
2019.07.27 06:00:00

반일 정서 타고 오르는 여당 지지율
바른미래·민주평화 내홍… ‘도로친박’ 한국당
안갯속 추경안, 안보 임시국회서 빅딜 가능성

2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뒤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포스터가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지난주 ‘친일 프레임’을 놓고 여야가 격론을 벌였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실현화하자 냉정한 대응을 주문한 자유한국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신친일파’라고 몰아붙인게 주효했다. 야당은 집안 싸움으로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둘로 쪼개질 위기다. 한국당 역시 친박과 비박이 나뉘어 내홍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는 사이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은 93일째 표류했다.

◇잘 먹히는 ‘친일 프레임’ 조용히 웃는 與

일본의 보복으로 우리 경제가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민주당의 지지도는 상승세다. 리얼미터가 교통방송의 의뢰로 지난 22~24일 전국 성인 1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일주일 만에 1.1%포인트 오른 43.3%를 기록했다. 9개월여 만에 최고다. 반면 한국당은 0.3%포인트 내린 26.8%다. 진보층이 민주당으로 결집하는 가운데 보수층은 자유당에서 빠지는 모양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연일 공세를 펴는 야당에 대해 여당이 ‘신친일파’로 응수한 게 효과가 났다는 평가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친일과 반일로 국민을 편 가르기 한다고 호소했으나 효과가 없다. 되려 민간 부문에서 진행 중인 불매운동과 맞물려 ‘친일 프레임’이 강력해지는 모양새다.

지지율이 오르고 있으나 민주당이 마냥 웃을 수는 없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고 내달 2일 각의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보복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왼쪽) 등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는 손학규 대표(오른쪽)를 막아서며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집안 싸움에 정신없는 野



야당은 계파 갈등으로 부단한 일주일을 보냈다. 22일 바른미래당은 당권파와 퇴진파가 고성과 막말로 맞선 가운데 물리적 충돌을 벌였다. 이로인해 단식하던 권성주 혁신위원이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민주평화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앞두고 정동영 대표가 하의도에서 진행한 ‘하의도 선언’에 비당권파가 불참하며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앞으로 ‘김대중 정통성’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잠잠하던 친박과 비박간 갈등이 불거졌다. 당 지도부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수장으로 친박계의 중진 유기준 의원, 사무총장에 박맹우 의원, 예산결산위원장에 김재원 의원을 각각 선임하는 등 요직을 친박계가 가져갔기 때문이다. 리더십에도 상처가 났다. 무계파로 분류되는 박순자 의원은 국토교통위원장 사퇴를 거부했다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자 나경원 원내대표를 콕 집어 비난했다.

◇혼란한 한반도, 추경은 어디로?

추경안 처리가 한반도를 둘러싼 외환으로 화두에서 밀리고 있다. 지난 23일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후 북한이 동해상으로 신종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여야의 초점이 안보에 쏠렸다.

다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26일 ‘원포인트 안보 국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안보 점검을 명분으로 여야 간 합의가 시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한 정경두 국방부장관 해임건의안 표결도 일단 뒤로 제쳐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안보 정책을 수정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안보 국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의 ‘원포인트 안보 국회 소집’에 “추경 처리가 함께 되면 좋겠다”고 답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