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①"새마을금고, 은행과 차별없이 경쟁해야..신용사업 확대할 것"

by유현욱 기자
2019.03.11 06:00:00

취임 1년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농협·수협중앙회와 달리 금융업무 제한
국회·감독기관 설득…포트폴리오 늘릴 것
블록체인·AI 활용 디지털 플랫폼 구축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8일 서울 강남구 중앙회 본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새마을금고가 제1금융권으로 세를 확대하는 것이 변화한 시대에 걸맞지 않겠느냐”며 “이에 은행과 차별 없이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방인권 기자)


[대담=이데일리 김영수 금융부장·정리=유현욱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직접 (신탁상품을)판매하고 수익을 내면 지역 금고에 (더 많은 배당을)지급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는 15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8일 서울 강남구 중앙회 본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새마을금고의 중장기적인 목표로 신용사업 확대를 꼽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금고의 여수신자금을 관리·운용하는 일종의 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신용사업은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과 달리 제한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다.

박 회장은 “새마을금고가 제1금융권으로 세를 확대하는 것이 변화한 시대에 걸맞지 않겠느냐”며 “따라서 은행과 차별 없이 경쟁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새마을금고법뿐만 아니라 은행법, 금융위원회법을 각각 개정하는 대수술이 필요하다. 실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사업을 은행으로 간주해 은행법의 적용을 받도록 한다면 부채비율이나 총자본비율 등 금융회사 인수를 위해 충족해야 하는 각종 기준이 낮아져 보험사 등을 자회사로 두는 게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로 탄생한 농협금융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관영 의원(바른미래당)이 중앙회의 신용사업 범위를 은행업무, 신탁업무, 파생상품거래로 확장하고 감독권한을 금융위가 직접 수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2016년 7월 대표 발의했지만 2년 넘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박 회장이 신용사업 확대를 단기가 아닌 중장기 과제로 설정한 이유다.

박 회장은 “우선 전체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의견을 모아 신용사업의 발판을 만든 뒤 국회, 감독기관을 설득하는 작업을 시작하겠다”며 “농협금융지주를 거느린 농협중앙회처럼 여러 포트폴리오를 갖춰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산하에는 MG신용정보, MG자산관리, 새마을금고복지회 등 3개사가 있다. 사모투자펀드(PEF)인 자베즈파트너스가 인수한 MG손해보험의 실질적 대주주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취임이후 자나깨나 MG손보 생각뿐이다. 하루빨리 살려내는 게 목표”라며 “그간 30여개 투자사를 접촉했고 4월 중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박 회장은 당면한 과제로 도농 간 격차 해소를 꼽았다. 박 회장은 “읍면동 단위에 금고가 없는 데가 없다. 다른 금융기관은 수익이 나지 않으면 바로 철수하지만 금고는 수익의 한계에도 자리를 지켰다”며 “읍면동 단위 금고를 어떻게 살릴지, 중앙회는 어떤 지원을 할 지가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일부 금고는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급여를 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박 회장은 안타까워했다.

박 회장은 도농 간 격차 해소의 해법으로 금고 간 자매결연을 제시했다. 지역 농산물, 특산물을 도시에서 사주는 식이다. 박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 시절 도농 금고 간 직거래로 싱싱하고 값싼 쌀과 고구마, 배추를 사고판 경험을 소개했다. 전국 1307개 금고는 영업점 3200여곳을 운영 중이다. 울릉도에만 두 곳이 있다. 농협이나 수협, 신협을 월등히 앞서는 수치다.



박 회장은 취임한 지 1년 만에 조직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그간 중앙회가 금고에 이른바 ‘갑질’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회고한 후 “취임 이후 영업 목표치(KPI)를 각 금고에 할당하는 행위를 모두 없앴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답이 없지만 금고가 먼저고 중앙회는 다음”이라며 “중앙회 임직원들에게 이를 주지시키니 일선 금고 임직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금고와 중앙회 상생 발전의 장을 만들기 위해 금고 임직원 한마당 행사를 지역본부별로 하고 있다”며 “일선 금고 직원들과 더 많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중앙회는 일선 금고 직원들의 사기를 독려하는 한편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단돈 1원이라도 보이스피싱 예방에 공헌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인사고과시 높은 점수를 준다는 방침도 세웠다.

박 회장은 앞으로 중점을 둘 사업으로 디지털금융과 사회공헌을 정하고 최근 조직개편도 마무리했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디지털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연내 디지털금융에 대한 종합컨설팅을 진행한 뒤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MG스마트뱅킹에 생체인증과 소액 간편이체 기능도 추가한다.

박 회장은 아울러 금고-중앙회 회원 정보를 일원화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분석과 마케팅, 상품개발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새마을금고 거래를 포인트화하는 ‘MG POINT’를 개발해 이를 외부거래와 수수료납부, 전통시장 및 온라인 사용 등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1920만명 가까이 되는 고객 가운데 30%(2017년 말 기준, 29.8%)에도 못 미치는 30대 이하 젊은 고객 비중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 회장은 “일회성 사회공헌은 지양하고 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하겠다”며 사회공헌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새마을금고는 2011년도부터 사회공헌에 쏟아부은 돈이 6000억원이 넘는데 이를 더 늘리겠다고도 했다. 햇살론 등 정책자금대출 분담금을 포함한 사회공헌비는 2017년 당기순이익의 12%에 달한다.

박 회장은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노력이 저평가돼 아쉽다”며 “새마을금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도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1957년 울산 출생 △동의대학교 행정대학원 수료 △1997년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 △1997년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2002년 새마을금고중앙회 울산경남지부회장 △2010년 느티나무복지재단 대표이사 2010년 제14대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 △2018년 제17대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