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증권거래세 단계적 인하…주세·가업상속세 4월 개편”

by최훈길 기자
2019.02.24 09:12:23

“증권거래세·양도세 전반 조정안 내년 중반 발표”
“가업상속공제 완화 방안, 올해 하반기 입법 추진”
“종량세로 주세 전반 개편, 소주·맥주 가격 유지”
“GTX-B 예타 연내 마무리, 공공기관 직무급 도입”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기재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증권거래세 관련해 “자본시장 활성화 등의 측면에서 단계적 세율 인하를 추진 중”이라며 “일각에서 말하는 폐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4월 가업상속세 및 주세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에 세법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증권거래세) 인하 폭과 시기는 미정”이라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재정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 양도소득세는 2021년 4월까지 (강화하도록) 이미 결정돼 있다. 그 이후 두 세제 간 전반적인 조정 방안은 관련 연구용역과 태스크포스(TF) 논의를 거쳐 내년 중반기에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가업상속세 완화 안은 4월께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입법은 올해 하반기에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경우 10년간 업종·지분·자산·고용 등을 유지해야 하나, 경영 현실,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하여 완화 고려하고 있다. 업종 변경도 산업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모든 주종의 주세 과세체계를 종량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세재정연구원의) 용역 결과를 토대로 공청회 등을 거쳐 4월까지 주세 과세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가격에 비례해 세금이 붙는 현행 종가세 방식을 출고량 기준으로 개편해달라는 국산 맥주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조치다. 홍 부총리는 ‘만원에 4캔 맥주 할인이 사라지거나 소주 가격이 오를 것’이란 우려에 대해 “소주와 맥주의 소비자 가격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 세법 개정에 대해선 “올해 이후 세법개정은 2017∼2018년 과세형평 제고를 위한 세법개정 효과를 봐가며 검토할 계획”이라며 “효율적 부동산 활용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보유세 비중을 높이고 거래세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취득세 인하는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과 지역 간 재원 배분 등을 고려해야 한다. 양도세 완화도 불로소득과 근로소득 간 과세 형평성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에 대해선 “다음 주(20일)에 정부안을 발표한다”며 “내년 최저임금 결정이 새로운 구조 안에서 이뤄지려면 국회가 적어도 다음 달 중순 이전에는 법 개정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GTX-B 예비타당성 조사 마무리 시점은 “연내에 마무리하겠다. 속도를 내겠다”며 “예타 제도 개선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종합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김용균법’ 이후 공공기관 안전관리 방안에 대해 “중대 재해가 발생한 기관장에 대해서는 해임 건의를 하는 등 엄정히 조치하기로 했다”며 “공공기관 경영평가 안전 관련 점수 평가를 2점에서 6점까지 배점을 올렸다. 중대 재해이면서 안전법령에 위반된다면 0점 처리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공공기관 호봉제를 직무급제로 개편하는 방안에 대해선 “올해에는 신설기관과 자회사에 직무급을 우선으로 도입하겠다”며 “올해는 공공부문 임금 체계 개선에 성과를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존 기관 중에서도 직무급에 대한 기관 내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 적극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카풀 등 공유경제 관련해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면서도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 결정을 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경협에 대해선 “물밑에서 준비하고 있다. 제재가 해제되지 않았는데 정부가 시끄럽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