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뭐하러? 아이는 왜?…청소년 절반 "혼자 살거나 둘이 살겠다"

by송이라 기자
2018.01.23 06:00:00

여가부, ''2017년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 발표
청소년 절반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 응답
직업선택 기준 ''직업의 안정성·장래성'' 선택비율↑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만 13~24세 사이 청소년들의 절반이 ‘결혼을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고 ‘결혼 후 아이를 꼭 가질 필요 없다’고 응답한 청소년도 46%에 달했다. 만 9~24세 사이 청소년 중에서 아버지와 주중에 매일 30분 이상 대화하는 비율은 41%로 어머니(72.9%)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직업선택 기준 중에서는 직업의 안정성과 장래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청소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2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7년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기준 만 9~24세 청소년 인구수는 940만7506명이다. 청소년종합실태조사는 ‘청소년기본법’ 제 49조에 따라 청소년의 삶에 대한 기초자료 수집을 위해 매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이번 조사는 2011, 2014년에 이은 세번째 조사로 전국 5096가구의 청소년 767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별도 실시해오던 ‘청소년가치관조사’와 통합 실시했다. 주요 조사영역으로는 건강, 참여·활동, 가정생활 및 가족관, 학교생활 및 방과 후, 진로·직업 및 직업관, 사회관 등이다.

부모님과 대화시간 (단위=%, 표=여가부)
우선 어머니와 주중 매일 30분 이상 대화하는 청소년 비율은 72.9%인 반면 아버지와 주중 매일 30분 이상 대화하는 청소년 비율은 41.1%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대화를 전혀 안 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아버지가 6.2%로 어머니(1.4%)의 4배가 넘었다.

부모님과 함께 여가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19.2%, 부모님과 저녁식사를 거의 함께하지 않는 경우도 4.5%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남자청소년들이 부모님과 활동하는 비율이 낮았다.



결혼관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청소년들(49%)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응답했고 결혼 후 아이를 꼭 가질 필요는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46.1%에 달했다. 이러한 응답 경향은 여자 청소년에게서 좀 더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결혼관 (단위=%, 표=여가부)
직업선택 기준도 해마다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히 달라졌다. 만 13~18세 청소년들의 직업선택 기준은 2008년 조사 이래 일관되게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차적 기준으로는 과거엔 ‘경제적 수입’을 주로 고려했던 것과는 달리 ‘직업 안정성’을 선호하는 쪽으로 변화했다. ‘직업 안정성’을 꼽은 비율은 2008년 7.7%에 불과했지만 2017년엔 17.6%로 두 배 이상 증가한 반면 ‘자신의 적성’을 중시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27.7%에서 20.6%로 줄었다.

만 19~24세 청소년 10명 중 4명은(38.5%) 지난주에 수입을 목적으로 한 시간 이상 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직업 선택 기준 (단위=%, 표=여가부)
만 13~18세 청소년의 5.28%, 만 19~24세 청소년의 41%가 ‘우리 사회는 대체로 공정한 사회로 인식한다’고 응답했다. 공정성과 인권존중, 다양성 인정 등에 대한 청소년의 긍정적 인식은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 만 13~18세 청소년들의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5.5점으로 조사 이후 처음으로 5점을 넘었다.

한편 청소년들의 평소 주중 수면시간은 약 7시간 52분으로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 신체활동 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3.8시간으로 조사됐으며 청소년 100명 중 6명 이상이 아침식사를 전혀 하지 않고 약 20명 이상은 ‘아침을 먹지 않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경향은 연령이 높을수록, 여자청소년, 대도시 청소년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최근 일 년 동안 일상생활 중 스트레스를 느낀 적이 없는 청소년은 8.5%로 2014년 10.8%에 비해 감소해 스트레스 경험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트레스를 가끔 또는 한두번 경험했다는 청소년은 전체의 83.7%로 2011년(69%)과 2014년(70.6%)에 비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