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味] "상하이서 옷 사고, 요리는 광둥가서 먹어라"
by강경록 기자
2017.03.11 00:12:00
[이데일리 강경록기자] “상하이에서는 옷을 사고, 요리는 광둥 가서 먹어라”
중국인들의 유별난 광둥 음식 사랑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중국 남부 광둥성 주변에서 발달한 광둥(廣東)요리는 쓰촨(四川),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와 함께 중국 4대 요리로 불린다. 재료 본연의 식감을 최대한 살려 음식을 만드는 것이 광둥 음식의 특징이다. 여기에 16세기부터 스페인, 포르투갈 등 서구 열강들의 상인들이 자주 오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양 요리 기법도 많이 가미됐다. 반대로 서양 요리 역사 광둥요리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탈리아 파스타가 대표적이다. 광둥요리가 중국음식치고는 향이 진하지 않고 느끼하지 않은 이유다. 수많은 이들이 식도락 여행의 최적지로 홍콩을 꼽는 이유도 광둥요리가 갖는 담백함 때문이다.
‘청키면가’(忠記麵家)는 국내 대표적인 광둥요리 전문점이다. 본점은 홍콩 최대 번화가인 센트럴레서 4대에 걸쳐 60년간 자리를 지키
고 있다. 서울에는 2011년 홍대점이 문을 연 이후 청담점, 무교점, 수원롯데백화점, 하남 스타필드점 등 5곳에서 영업 중이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완탕면이다. 운탄(雲呑)의 광둥식 발음인 ‘완탕’은 직역하면 ‘구름을 삼킨다는 뜻’이다. 맑은 육수에 새우, 닭고기 등으로 채워진 만두를 고명으로 얹어서 먹는 국수요리다. 개운한 국물 맛의 비결은 광둥식 탕 요리에 많이 사용되는 말린 가자미포(脯)다. 살을 뜨고 난 뼈를 중국 남부의 강렬한 태양 아래에서 바짝 말린 가자미포는 돼지고기 육수의 느끼함을 생선 본연의 비린 맛으로 가려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키볶음밥은 밥알이 길어 흔히 안남미라고 부르는 ‘인디카 쌀’(Indica Rice)로 만든다. 이 역시 광둥식 그대로다. 찐 쌀밥에 잘게 썬 다진 계란, 완두콩, 돼지고기 등을 볶아서 만드는데 밥에서 동남아 지역 특유의 묘한 향이 난다. 푹 삶은 가지와 다진 돼지고기 등을 뚝배기에 넣고 조린 가지뚝배기(1만5000원)에 광둥의 부드러움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