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자사주취득 뿐 비전도 없어"…큐반, IBM에 `돌직구`

by이정훈 기자
2014.10.23 07:17:17

`괴짜 억만장자 투자자` 큐반 "IBM은 IT기업 아냐"
"금융공학 특화는 미래 못돼"..IBM측은 강력 반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IBM이요? 그들은 더이상 정보기술(IT) 기업도 아니에요.”

미국 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이자 괴짜 천재 경영인으로 통하는 억만장자 투자자 마크 큐반이 사업 부진에 빠진 세계 최대 컴퓨팅서비스업체인 IBM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마크 큐반
큐반은 22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 IBM에 관한 질문을 받고선 “IBM은 이제 더이상 IT기업이 아니다. 그저 금융공학(financial engineering)을 주로 하는 기업일 뿐이다”고 밝혔다.

특히 “그들은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다”고 단정지은 뒤 “그저 인수합병(M&A)이나 하면서 차익을 챙겨먹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회사일 뿐 그 이상 무엇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IBM은 이제 금융공학에 특화하려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그건 (IBM같은 기업에게는) 미래가 될 수 없다”고도 꼬집었다.

IBM은 전날 부진한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15억달러라는 엄청난 웃돈(프리미엄)을 얹어 반도체 사업부를 사실상 다른 업체에 떠넘기기로 발표했다. 이 탓에 주가는 7% 이상 급락했고, 여기에 투자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0억달러 가까이 평가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지니 로메티 IBM CEO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분사를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다.

이를 두고도 큐반은 “나는 버핏 회장의 대단한 열성 팬”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절대 IBM의 팬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같은 큐반의 발언에 대해 IBM은 “IBM은 사업 투자와 주주 이익 환원 모두에 신경쓰고 있다”며 “우리는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데이터와 분석을 통한 기업 서비스에 특화하는 등 우리만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큐반은 이날 방송에서 지난주 주가가 급락했던 넷플릭스 주식은 50만주 가까이 저가에 매수했다고 확인했다.

케이블 채널인 AXS TV 회장이기도 한 그는 “닷새간의 거래일동안 주가가 20% 정도 빠졌는데 넷플릭스는 전통적인 TV 컨텐츠를 생산하는 기업들을 긴장시키는 유망한 회사”라며 주식 취득에 이어 풋옵션도 매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