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공은 둥글다'

by경계영 기자
2014.06.13 07:54:1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공은 둥글다’는 말은 스포츠, 특히 축구 경기에서 이변이 많아 과정과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쓰인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의 우리나라 4강 진출이 그랬다. 지난 2010년 남아프라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이던 이탈리아에 준우승 국가였던 프랑스까지 조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역시 개막전부터 공이 둥글다는 것을 보여줬다. 영원한 우승 후보이자 개최국인 브라질이 크로아티아를 이기긴 했지만 이번 대회의 첫 골은 자책골이었다. 그것도 브라질의 실책이었다. 앞으로 이어질 월드컵 경기에서 어떤 이변이 나올지 이목이 쏠린다.

증시도 ‘둥글까’. 하나의 변수만 볼 수 없는 시장이기에 그 결과는 더욱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국내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변화에 따라 증시는 상승세를 타다가도 급락하고 하락장 속에서도 상승하기도 한다. 그만큼 이변이 속출하는 게 증시다.



이날 증시도 안갯속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불거진 국제 정세 불안 탓이다. 이라크에서 수니파 급장 무장세력이 수도인 바그다드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리아, 이란 등 중동 국가 역시 영향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정학적 불안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금값도 상승했다. 호조를 나타내던 미국 소비지표까지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간밤에 미국 뉴욕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유럽 증시 또한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지만 이라크발 우려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단판 승부에서 공은 둥글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치러진 월드컵을 봤을 때 그렇게 이변이 많았다지만 결국 우승 후보로 꼽히던 국가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예상치 못한 여러 변수가 돌발 등장하지만 여러 경기를 거칠수록 우승할 팀이 가려지기 마련이다. 당분간 변수의 잔파도에 영향을 받겠지만 이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우승 후보’를 가늠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