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여전히 어렵지만 창업하고 싶다면… 작게 하거나 함께 하라

by조선일보 기자
2008.12.29 10:01:00

2009년엔 적은 비용의 리모델링 창업 적성·전문성 살린 1인 소호 분야 나눈 공동투자가 인기

[조선일보 제공]  "1~2% 성장은 고사하고, 마이너스 성장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 같은 우울한 경기 전망만큼이나 내년도 창업시장 전망도 먹구름 속에 가려 있다. 이미 2008년부터 시작된 불황의 영향은 2009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경쟁력 없는 점포들의 입지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업종전환 성행=2009년에는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점포들의 업종전환이 어느 때보다 붐을 이룰 전망이다. 이로 인해 창업비에서 거품을 제거하고, 이들 창업자들을 공략하려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창업상품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창업 상품은 몇백만원부터 많게는 1000만원 내외의 비용으로 말을 갈아탈 수 있다.
 


 
소액 투자 서비스 업종, 1인 창업 인기=정부의 1인 사업가 육성방침, 점포형 사업의 경쟁 과열 및 포화상태로 인해 소액투자로 창업할 수 있는 서비스업종이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청년실업률 증가, 화이트칼라 감원 바람 등으로 자신의 적성과 전문성을 살린 전문직 1인 소호가 어느 때보다 많이 등장할 걸로 예상된다.



 
불황에 강한 소형점포 창업 활기=불황기에는 대형점포보다 소형점포가 유리하다. 투자비도 적게 들고, 실패하더라도 부담이 적고 투자비 회수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 인건비가 적게 들어 부부창업이 가능하고, 경비 부담이 적어 매출이 적어도 버텨나가기가 쉽다. 불황에 강한 외식업종인 국수전문점이나 미니 토스트 전문점, 저가 스테이크 전문점, 일본식 쇠고기덮밥 전문점, 업그레이드 도시락점, 분식점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소형 점포 바람의 다른 한편에는 일류(日流)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식 라면을 판매하면서 저녁에는 사케를 즐길 수 있는 주점 겸용 라멘집이 주인공. 일본인들이 직접 창업한 업종을 비롯해 대기업 계열사가 론칭한 브랜드까지 다양해 창업자들의 선택 폭이 넓다.

 
공동창업, 투자형 창업 인기=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본력이나 경쟁력을 내세워 전략적 창업을 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점포형 창업의 경우 상권, 입지 및 사업규모, 우수한 인재확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금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투자형 창업모델이 인기를 끌 전망. 간접 투자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베이비붐 퇴직자나 고소득 전문직, 성공한 사업가들의 창업펀드 조성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불황 무풍지대 '아동, 청소년, 20대' 타깃 사업=지난 몇 년간의 불황 속에서도 오히려 시장규모가 더 커진 분야가 교육시장이다. 불황은 계속되지만, 자녀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교육사업 열기는 시들지 않을 전망. 특히, 특목고 확대 등의 교육여건 변화로 영어교육 사업은 여전히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20대를 겨냥한 사업도 상대적으로 불황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서울 2호선 강남역 주변처럼 청소년이나 20대의 유동이 많은 중심가에 입점하는 업종은 불황 민감도가 낮은 편. 베이커리 카페, 베트남쌀국수전문점, 스무디전문점, 캐주얼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추천 업종이다.

 
'묻지마 창업'은 주춤할 듯=상당수 창업자들이 경기를 관망하느라 내년 초까지 업종을 결정하지 못하고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예비창업자들의 행동이 신중해지면서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창업비 파괴(창업비를 거의 받지 않는) 업종이나 가격파괴형 업종도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IMF 직후와 달리 이미 가격파괴나 창업비 파괴 업종의 실패 사례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 단순히 초기 창업비가 저렴하다고 '묻지 마' 창업을 하는 숫자는 이전에 비해 훨씬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의 이경희 소장은 "'묻지 마' 창업 대신, 가격 경쟁력, 수익성 등을 꼼꼼히 따져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한 때"라며 "비용 절감과 마케팅 강화를 위해 각종 IT 기술을 도입하거나, 인터넷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