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형욱 기자
2025.01.22 05:00:00
1월1~20일 수출 전년비 5.1%↓
16개월만의 감소세 전환 ‘확실시’
조업일 감소에 車·석유·휴대폰↓
美신정부 관세압력땐 부담 가중
[이데일리 김형욱 강신우 하상렬 기자] 한국의 수출 둔화 흐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하며 수출 환경에도 불확실성이 켜진 상황으로, ‘보릿고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316억달러(약 45조원·통관기준 잠정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줄었다.
대부분 품목·지역이 일제히 부진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대비 19.2% 늘어난 63억달러로 선방했으나, 승용차(32억달러·7.3%↓)와 철강(24억달러·3.2%↓), 석유(20억달러·29.9%↓), 선박(16억달러·16.2%↓), 차부품(10억달러·10.1%), 무선통신기기(7억달러·18.8%↓) 등 거의 모든 품목 수출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지역별로도 대중국 수출(65억달러)이 4.9% 줄어든 것을 비롯해 대미국 수출(56억달러)과 대유럽연합(EU) 수출(34억달러)도 각각 9.6%, 4.0% 감소했다.
조업일수(14.5일·토요일=0.5일)가 전년(15.5일)대비 줄어든 것이 약 6.5%의 수출 감소 효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수출액도 전년대비 증가율이 1.4%까지 내리는 등 둔화 흐름이라는 점은 변함없었다.
이 추세라면 이달 수출 감소도 확실시된다. 아직 11일이 남았으나 올해 설 연휴가 2월에서 1월로 앞당겨진데다 대체공휴일까지 있어 영업일수가 전년대비 4일(24→20일) 부족하기에 일평균 수출액이 16.7% 이상 늘어나지 않는 한 월간 수출액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대로라면 재작년 10월부터 이어진 전년대비 수출 증가 흐름이 16개월 만에 감소 전환할 전망이다.
조익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20일까지 일평균 수출액은 소폭 증가하며 상승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달 말 설 연휴에 더해 중국 춘절과 베트남 뗏 등 연휴도 맞물려 있어 월간으론 일시적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부터 여러 행정명령을 쏟아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편관세 부과 카드를 완전히 내려놓지 않은 점도 우리 수출에는 부담이다. 정부 역시 올해 역대 최대인 7000억달러 이상의 수출 계획을 수립하면서도 상반기 ‘보릿고개’를 거쳐 하반기에 반등하는 ‘상저하고’를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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