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뺑소니 후…친구에게 대리 자백 부탁한 30대, 실형

by이재은 기자
2024.11.18 07:33:13

허위자백 친구에겐 징역형 집유 선고
法 "무면허 전과, 죄질 불량…합의 고려"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하다 뺑소니 사고를 낸 뒤 동승했던 친구에게 자백을 부탁하는 등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3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사진=뉴스1)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1단독(정순열 판사)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범인 도피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친구 B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해 9월 14일 오전 1시 40분께 부산 동래구의 한 골목에서 보행자 C씨를 차량으로 치고 현장에서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이후 A씨는 ‘내가 짠 시나리오대로 경찰에 진술해 달라’고 B씨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이에 B씨는 경찰서에 출석해 자신이 교통사고를 낸 것처럼 거짓으로 진술했다.

이 사고로 C씨는 목뼈 등을 다쳐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3개월 전 음주운전이 적발돼 면허가 정지된 상태였으며 B씨를 태우고 약 10km를 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한 달여 전인 지난해 8월 2일에도 무면허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또 그는 2013년에도 차량을 몰다 택시를 들이받고 친구가 운전했던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도록 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 범행은 자동차운전면허 정지 기간 중 행인에 대한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한 것으로 그 죄질이 불량하다”며 “무면허 운전 범행 전과가 있는 A씨는 허위 진술을 요청하는 등 B씨의 범행에 적극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무면허 음주 운전을 하다가 적발됐음에도 자중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에 비춰 재범의 위험성이 높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C씨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서는 “친구의 뺑소니 및 무면허 운전을 감추기 위해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해 그 죄질이 좋지 않다. 그러나 피고인은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오랜 친구인 A씨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이 사건 범인 도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