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20곳 중에 3곳은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낸다"

by김인경 기자
2022.06.19 09:54:53

지난해 상장사 한계기업 비율 14.8%…중소기업은 25.9%
은행권 신용공여 48조8000억원에 달해
이정문 의원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일몰 대비해야"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낼 수 없는 ‘한계기업’이 상장사 20곳 중 3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가중되는 가운데 한계기업 문제가 금융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5년간(2017~2021) 상장기업 중 한계기업 현황[출처:이정문 의원실, 금융감독원]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기업 중 한계기업의 비율은 14.8%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12.6%)보다 2.2%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한계기업이 자연스러운 구조조정 없이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을 통해 연명하게 된다면 시장의 활력을 떨어트리는 좀비기업이 될 수도 있다.

한계기업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금융권의 부담도 커진다. 최근 5년간 한계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 및 보증 등 신용공여는 48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5대 시중은행은 11조3000억원, 국책은행은 37조5000억원의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전체 신용공여 대비 한계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비율은 시중은행 5.6%에 비해 국책은행은 약 3배인 1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구조조정 필요 기업의 비정상적인 생존은 비효율적인 자본 배분, 기술 확산 저해 뿐만 아니라 생산성 저하와도 연결된다”면서 “일반 상업금융의 취약분야를 보완하기 위한 국책은행이 한계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신용공여를 통해 좀비기업을 연명시키고, 기업 구조조정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의 생산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연스러운 진입, 퇴출을 보장하고, 구조조정을 효과적으로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5년 한시로 재도입된 ‘기업 구조조정 촉진법’의 일몰이 1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기업 구조조정 제도의 종합적인 운영 체계에 대해 금융당국이 미리 고민하고 국회와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