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명선 기자
2022.05.07 09:30:02
2011년 출시 첫 ARB 국산 신약
단일제 시장 5년 연속 매출 1위
복합제로 제품군 확대하며 성장
국산 신약 중 가장 많은 임상 데이터
2026년 2000억원 매출 목표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보령의 간판 의약품 ‘카나브패밀리’가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있다. 2020년부터 2년 연속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회사는 올해 카나브로 1300억원 매출을 달성한 뒤, 2026년까지 2000억원 매출이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외 고혈압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조원 이상으로 관측된다. 이중 국내 고혈압치료제 시장은 약 1조5000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보령제약 카나브가 속한 ARB(안지오텐신II 수용체 차단제) 계열은 전체 시장의 70%를 상회한다. ARB는 몸속에서 혈압을 올리는 기전인 RAAS(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에 작용해 혈압을 낮춘다.
카나브는 최초의 ARB 계열 국산 신약이다. 2010년 9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해 2011년 3월 발매되기 전까지, 기존 ARB 치료제는 전량 수입 제품이었다. 카나브는 출시 전 시행된 임상 3상 결과에서, ARB 대표 약물인 ‘로스르탄’ 대비 혈압강하효과가 20% 이상 높았다. 부작용 발생률은 다른 제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카나브는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ARB 고혈압 단일제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ARB 단일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4170억원인데, 보령은 5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쟁제품인 노바티스 ‘디오반’(371억원), 엠에스디 ‘코자’(297억원), 유한양행 ‘아타칸’(278억원), 대웅제약 ‘올메텍’(261억원)을 제쳤다. 회사 관계자는 “5년째 단일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시된 지 11년, 카나브는 보령의 성장을 견인하는 의약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카나브는 1분기 처방 규모 33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추세대로면 3년 연속 연 매출 1000억원 돌파는 어렵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나브는 2020년 1039억원, 지난해 12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17.94%에 달한다.
카나브가 캐시카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복합제로 파이프라인을 꾸준히 넓혔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보령은 카나브 출시 이후 2016년 카나브와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 암로디핀의 복합제 ‘듀카브’와, 카나브와 로수바스타틴 복합제 ‘투베로’를 출시했다. 2020년에는 카나브,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 3제 복합제인 ‘듀카로’와, 카나브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쓰이는 성분을 더한 ‘아카브’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뇨 작용제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더한 ‘듀카브플러스’도 3월 허가받았다.
복합제 제품들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듀카브의 지난해 처방액은 2020년 대비 14% 증가한 411억원이다. 듀카로는 지난해 127억원의 처방실적을 보여, 같은 기간 99.4% 뛰었다. 투베로도 2020년보다 24.9% 늘어난 64억원을 기록했다.
임상 데이터를 축적한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보령 관계자는 “카나브는 논문 115편과 임상증례 약 5만9000례를 확보해, 국내 신약 중 가장 많은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근거 중심의 학술 영업·마케팅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고 했다.
꾸준한 임상 데이터는 카나브의 안전성 및 유효성 입증의 발판이 되고 있다. 보령은 지난해 카나브가 뇌졸중 재발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임상 결과를 새롭게 발표했다. 또 70세 이상 고령 환자에 대한 혈압 강하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하는 신규 임상 결과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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