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에도 달러 부족 지속…지금이 경기침체 한복판"

by이준기 기자
2020.03.23 05:00:00

[인터뷰]①베리 아이켄그린 미국 UC버클리 경제학교수
"무역붕괴 방지하고, 은행·기업 숨통 틔워주긴 할 것"
"코로나19 상황 진전없는 한, 시장 폭락세 계속될 것"

사진=아이켄그린 교수 제공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통화스와프는 중요하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안정되기까지 아직 또 다른 많은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이미 미래의 언젠가가 아닌, 바로 지금 경기침체의 한복판에 서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달러 안전핀’격인 통화스와프를 한국 등 9개국 중앙은행으로 전격 확대한 지난 19일(현지시간) 국제금융전문가인 베리 아이켄그린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내놓은 지적이다.

이미 실물경기가 얼어붙은 데다, 유가 폭락 등 수많은 악재가 겹겹이 쌓인 만큼, 통화스와프만으로는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그는 “빚을 갚기 위해 기업들은 달러가 필요하다. 보유 채권과 기업어음 등을 모두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에도 ‘달러 품귀’ 현상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0일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3.50까지 치솟은 상태다. 코로나19발(發) 금융시장 혼란 속에 달러 난까지 겹치자, 연준이 9개국 통화스와프 확대라는 특단의 카드까지 내놓았지만, 아이켄그린 교수의 지적대로 여전히 달러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태다.

연준은 달러화 강세가 신흥국의 자본유출을 초래하고, 결국 신흥국발 경제위기가 미국 등 선진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아이켄그린 교수는 통화스와프가 당분간 무역 붕괴를 방지하는 한편, 은행·기업들의 숨통은 틔워주는 역할은 할 것으로 봤다.

그는 “외국 중앙은행들이 연준과의 스와프를 통해 달러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이들 중앙은행은 달러 확보에 애를 먹고있는 달러 부채를 가진 은행과 기업에 더 많은 달러 달러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달러는 무역금융과 무역 결제에 사용되는 주요 통화인 만큼 연준이 스와프를 통해 각국에 달러를 제공함으로서 무역이 붕괴하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