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與 후보 당선된 적 없는 충북…이번엔?

by김미영 기자
2018.03.08 05:00:00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오제세·박경국·신용한 등판
안희정 파문, 野 단일화 '변수'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6월 충북지사 선거의 관전포인트는 도민들이 여당 도백을 탄생시킬지, 지금껏 그랬듯 야당 손을 들어줄 지 여부다. 충북은 지금껏 6차례 치러진 민선 도지사 선거에서 한 번도 여당 후보가 이긴 적이 없는 독특한 지역이다. 야성이 강해서라기보다는 인물 경쟁력에서 야당 후보가 우위를 점해왔던 까닭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시종 현 지사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야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만 ‘여당’ 후보로 타이틀을 바꿔 단 이 지사의 3선 도전은 당 안팎의 경쟁자들로 녹록지만은 않다. 당내에선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오제세 의원이 강한 태클을 걸고 나선데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들까지 등장하면서 100여일 남은 선거가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우선 민주당에선 4선의 오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고 이 지사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오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8년 재선 임기동안 한 일이 없다” “명예롭게 은퇴하시라”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같은 당끼리 심한 경쟁을 하지 말라는 말이 나와 자제했지만 이젠 8년 도정을 이끌면서 능력을 다 보여준 이 지사와 나와의 경선이 시작됐다”며 ‘경선 과열’ 우려도 개의치 않고 있다.

이 지사의 약점으로 ‘70세 고령’ ‘피로감‘ 등이 꼽힌다면, 오 의원에겐 ’낮은 지지율‘과 ’현역 의원‘이란 제약이 있다. 당에서 지방선거에 내보낼 현역 의원을 최대 3명으로 묶은 만큼, 최근 지지율 조사에서 이 지사에 상당한 차이로 뒤진 오 의원이 경선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당에선 올 1월 입당한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1치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전략공천설도 나오는 박 전 차관은 충북 단양군수부터 시작해 충북도청 공무원을 거쳐 충북 행정부지사, 국가기록원장 등을 거친 이력이 있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행정경험이 풍부하단 점은 강점이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기록원장으로 재직해 이 전 대통령의 대통령 기록물 유출에 책임 논란이 있는 건 부담이다. 박 전 차관은 지난달 초 “청와대 기록물을 관리하던 담당부서에 책임이 있지 않나 한다”면서 관련성을 부인했다.



바른미래당에선 ‘인재영입 1호’인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청년위원장이 뛰고 있다. 신 전 위원장은 지난 5일 한국당을 탈당한 뒤 바른미래당에 전격 입당했다. 올해 49세로, 현재 거론되는 후보 중 가장 젊다. 캐치프레이이즈도 ‘젊은 충북’이다. 그는 “40대 초중반에 집권하는 서구 선진국이나 국내 지역 지도자들처럼 충북도 역동적인 젊은 지도자를 키워야 할 때”라며 “강한 경제 젊은 충북을 만드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이준석, 손수조 등과 함께 ‘박근혜 키즈’로 분류돼, 이 낙인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후보들의 각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권은 최근 터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추문 사건이 충북지사 선거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고 있다. 안 전 지사가 충남을 넘어 ‘충청대망론’의 주인공이었던 만큼, 안 전 지사에 실망한 여론이 충북지사 선거 여당 후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단 관측에서다.

여당 후보와의 일대일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한 박 전 차관, 신 전 위원장 등 야당 후보단일화도 살아있는 변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선거까지 3개월여 남았으니 어떤 일이 더 벌어질지 모른다”면서도 “야당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안희정 악재’를 당한 여당이 쉽지 않은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